[마켓인사이트] "이자 아끼자" 테이퍼링 시대 자금조달 新풍속도…회사채 만기 줄이고 CB발행 늘려

입력 2014-02-21 21:48  

5년이상 채권발행 급감
유니온스틸 등 CB 통해
저금리로 자금 조달 나서



[ 이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2월21일 오후 2시18분

대기업들이 이자비용을 아끼기 위해 회사채 만기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시장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이던 지난해 상반기 앞다퉈 장기채 발행에 뛰어들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아예 공모 전환사채(CB)로 방향을 틀어 금융비용을 적극 감축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슈로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비용 부담이 커진 데 따른 현상으로 해석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국내 기업들이 발행한 만기 5년 이상 채권(이하 장기 회사채)은 모두 2조3000억원에 그쳤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1분기 장기채 발행은 3조원 안팎으로 지난해 2분기 8조8000억원의 3분의 1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5조4000억원, 4분기 4조6000억원에 이어 눈에 띄는 감소세다.

투자은행(IB) 실무자들은 연기금과 보험사를 중심으로 장기채 수요가 여전히 풍부하지만 기업들이 긴 만기만큼 이자를 더 지불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우량 기업이 장기채를 발행한다면 기관투자가들이 구름처럼 몰려들 것”이라면서도 “시장금리가 지난해 상반기 대비 다소 오른 탓에 기업들이 직전 발행 때보다 이자비용을 더 내야 하는 상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용등급 ‘AA’ 회사채 5년물 평가금리는 지난해 3월 연 2.84%로 사상 최저를 찍은 뒤 현재 연 3.6%를 나타내고 있다.

회사채 만기 줄이기는 취약 업종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2012년 말 5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던 포스코건설은 다음달 같은 만기로 자금을 조달하려다가 결국 1년과 2년물만 발행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충분한 수요 확보에 실패한 탓이다.

이자비용을 더욱 적극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방안으로 CB 발행에 나서는 기업도 늘고 있다. CB는 투자자에게 별도로 정해진 가격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함으로써 일반 회사채에 비해 이자를 크게 아낄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에만 유니온스틸, 한솔홈데코, 페이퍼코리아, 에스디엔 4곳이 공모 CB를 발행했거나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유니온스틸은 오는 24일 연 2.0%의 싼 이자로 430억원의 3년 만기 CB를 발행할 계획이다. 2012년에 발행한 일반 회사채 금리 연 4.65%와 비교하면 이자를 절반도 안 내는 셈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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