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희(21·화성시청)가 역주 끝에 1000m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박승희는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벌어진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여자부 1000m 결승전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나란히 3위로 들어온 심석희(17·세화여고)는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대회 2관왕 등극이다. 지난 5000m 계주 금메달에 이은 두 번째 금빛 레이스. 동시에 500m 동메달에 이은 두 번째 집념어린 메달이었다. 박승희는 지난 500m 결승전에서 무릎 부상과 함께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의지력을 보이며 동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박승희는 이날도 불편한 주변 환경을 이겨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레이스는 그녀를 편하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레이스 초반 박승희는 심석희와 함께 2, 3위에 자리한 이후 중반부터 1, 2위로 치고 나와 선두권을 형성했다.
문제는 그 때 불거졌다. 판커신(중국)이 스퍼트를 내기 시작하면서 박승희와 심석희 간 콤비 플레이에 균열이 생겼다. 모두 작전에 의한 질주였다. 판커신은 장기 레이스에 약한 자신의 특성을 감안해 레이스 막판에 치고 나오는 습성을 가졌다.
이번에도 그랬다. 하지만 도가 지나쳤다. 심석희를 추월해 2위로 올라 선 판커신은 심석희가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 손을 사용했다. 뒤에서 박승희에 방해공작을 넣었다. 하지만 중심을 잃지 않은 박승희는 무사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사실 이날 판커신 등 중국 선수들의 무법자 행보는 결승전뿐만은 아니었다. 심석희와 함께 판커신, 리지안루(중국)가 준결승전에거 같은 조에 편성돼 레이스를 펼쳤다. 경기 중반 코너 부근에서 심석희를 다소 밀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해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결승전에서도 만행은 계속됐다. 경쟁자들의 부도덕한 방해공작에도 이를 잘 이겨낸 박승희의 금메달이 값진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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