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민도 유학도 줄어든다는…

입력 2014-02-23 20:30   수정 2014-02-24 05:05

70년대 중반 한 해 4만명을 웃돌았던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이주(이민)가 지난해 302명에 그쳐 통계가 집계된 1962년(386명) 이래 가장 적었다고 한다. 2002년부터 집계된 해외 체류자 중 현지 공관의 이민 신고자 수도 2011년 2만1875명에서 지난해엔 8416명으로 급감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총 이민자 수는 8718명으로 44년 만에 1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이민이 가장 많았던 1976년(4만6533명)에 비하면 5분의 1에도 못 미쳐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이민이 줄어든 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 경제수준이 높아지고 선진국과의 격차가 좁아져 과거처럼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이민이 크게 줄어든 게 가장 컸을 것이다. 연간 1000만명 이상이 해외여행을 경험하면서 밖에 나가서 살아봐야 별로 나을 것도 없다는 인식도 확산됐을 법하다. 오히려 영구 귀국하는 해외동포가 한 해 4000명에 이를 정도다. 투자이민을 갈 정도의 재산이 있다면 언어도 생소한 외국보다는 국내에서 산다는 식이다. 세계경기 침체로 각국이 이민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이민만 줄어든 게 아니라 유학생도 감소한다는 점에서 색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늘어나기만 하던 유학생(초·중·고 제외)이 2011년 26만2465명에서 지난해 22만7126명으로 2년 새 3만5339명이나 감소했다. 물론 유학의 장점이 줄어든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식 저활력 사회로 가는 신호로 보는 시각도 가능하다.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에선 유학도, 해외근무도 기피하고 일본 내에서만 안주하려는 이른바 코쿤족 현상이 넓게 퍼져 있다.

여러 측면에서 일본의 바람직하지 않은 전철을 밟고 있는 한국이다. 실제로 기업들이 해외근무를 보내려 해도 일부 선진국이 아니면 희망자가 없다는 상황이다. 미래 희망이 공무원이라고 답하는 청소년이 많다. 자원은 없고 사람만 넘쳐나던 한국을 선진국 문턱까지 끌어올린 것은 특유의 근성과 도전의식을 갖춘 인재였다. 그런 점에서 이민과 유학 감소 추세를 간단히 보아넘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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