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5대 기차역
[ 최병일 기자 ] 유럽의 기차역은 저마다 한 편의 작품이다. 그 속에 유구한 세월이 녹아 있고 유명 건축가의 장인 정신이 깃들어 있다. 유럽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꼭 기차로 여행하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기차역을 찾아가 독특하고 이색적인 풍광에 젖어든다. 역 자체로 관광명소가 되어버린 유럽의 기차역 5곳을 찾아가보자.
벨기에 안트워프 중앙역& 리에쥬 TGV 중앙역
뉴스위크가 ‘세계 최고 기차역 톱 4’로 소개한 안트워프 중앙역 앞에 서면 철강과 유리로 된 커다란 지붕이 먼저 눈에 띈다. 1905년 문을 연 유서 깊은 역사로 1997년부터 10년 동안 복원공사를 해 2007년 지금의 모습으로 재개관했다. 안트워프 중앙역은 2009년 벨기에의 새로운 TV쇼 홍보를 위해 200명의 댄서들이 기습적으로 역 안으로 몰려와 노래와 춤을 춘 플래시몹 이벤트의 배경지로 유명하다. 당시 플래시몹이 유튜브에 올라가면서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고, 벨기에의 뮤지컬과 아름다운 역사가 전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벨기에 리에쥬 TGV 중앙역도 독특하다. 리에쥬 TGV 중앙역은 스페인의 유명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설계한 것으로 착공 13년 만에 완공됐다. 건축가 칼라트라바는 매일 3만6000명의 승객들이 열차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규모를 크게 하고 동선을 잘 짜서 만들었다고 한다. 역의 천장 높이만 32m에 이르고 길이 160m로 총 9개의 트랙과 5개의 플랫폼이 설치돼 있다. 공사비만 3억1200만유로가 들었다. 철강과 유리, 흰색 콘트리트 구조물이 절묘하게 조합돼 있으며 역 건물만으로도 한편의 거대한 조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역사 안에는 다양한 예술품을 볼 수 있는 전시공간도 갖추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아토차역
스페인 아토차 역에 가면 역사 안에 야자수가 늘어서 있고 이름도 모르는 이국적인 식물에 작은 거북이가 돌아다니는 연못까지 있다. 1889년에 문을 연 이 독특한 역은 스페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가 현대적으로 설계해 1980년 후반 완공됐다. 스페인 중심부에서 교통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새 역사는 거대한 철강과 유리 패널로 이뤄져 있다. 아토차 옛 건물에는 각종 상점, 카페, 나이트클럽 등이 들어서 있고 4000㎡에 달하는 대규모 식물원으로 꾸며져 있다. 옛 건물에는 2004년 일어난 연쇄 폭탄테러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191명을 기리는 추모관도 마련돼 있다. 높이 11m의 원통형 유리벽에 수천 개의 추모 글과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역을 이용하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포르투갈 리스본 호시우 기차역
포르투칼 리스본 중심부 호시우 광장에 있는 호시우 기차역은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기차역은 마치 궁전으로 착각할 정도로 거대하고 위엄이 넘친다. 포르투갈 건축가 호세 루이스 몬테이로가 설계해 1887년에 완공한 유서 깊은 기차역으로 건축물 전면(前面)은 정교한 조각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역 정문은 말굽모양의 두 고리로 연결돼 있어 역 건물이 낭만주의 시대의 예술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 라이프치히 중앙역
바닥 면적만 8만3460㎡에 이르는 라이프치히 중앙역 역사는 6개의 차고와 24개의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처음 문을 연 1915년에는 로얄 작센 철도회사와 프러시안 철도회사의 공동 소유로 각자 별도의 돔형 입구를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제2차 대전 중 공습으로 지붕이 무너지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나 1990년 독일이 통일되면서 보수공사를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유레일패스 활용팁
유럽 여행의 진수는 기차여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 국가들이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검문이나 별다른 심사없이 넘나들 수 있기 때문에 유럽 장거리 여행시에는 대개 기차를 이용하게 된다. 기차여행을 좀 더 싸고 편리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유레일 패스다.
유레일패스(EurailGroup.org)는 방문 국가의 범위에 따라 유레일 글로벌패스(24개국 여행 가능), 유레일 셀렉트패스(3,4,5개국), 유레일 리저널패스(2개국), 한 국가를 꼼꼼하게 둘러볼 수 있는 유레일 원컨트리패스 등 4종류로 나뉜다. 가격에 따라 1등석, 2등석으로 구분되며 학생요금, 성인요금, 어린이요금, 시니어요금 외에 2명 이상의 여행자가 한 장의 패스로 여행할 수 있는 세이버 요금도 있다. 유레일패스를 구입하면 유람선 무료 탑승, 독일 로맨틱가도 할인 혜택 등의 부가 서비스도 주어지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유레일패스는 총판매대리점인 ACP레일, 레일유럽 외에 인터넷으로 유레일패스만 취급하는 유레일닷컴에서 구입할 수 있다. 유레일패스를 갖고 있더라도 성수기나 주말, 야간 이동 구간은 좌석 예약을 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타임 테이블에 ‘R’이 표시된 기차나 유로나이트(EN), 테제베(TGV)의 경우 좌석 예약 없이는 탑승할 수 없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 최병일 기자 ] 유럽의 기차역은 저마다 한 편의 작품이다. 그 속에 유구한 세월이 녹아 있고 유명 건축가의 장인 정신이 깃들어 있다. 유럽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꼭 기차로 여행하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기차역을 찾아가 독특하고 이색적인 풍광에 젖어든다. 역 자체로 관광명소가 되어버린 유럽의 기차역 5곳을 찾아가보자.
벨기에 안트워프 중앙역& 리에쥬 TGV 중앙역
뉴스위크가 ‘세계 최고 기차역 톱 4’로 소개한 안트워프 중앙역 앞에 서면 철강과 유리로 된 커다란 지붕이 먼저 눈에 띈다. 1905년 문을 연 유서 깊은 역사로 1997년부터 10년 동안 복원공사를 해 2007년 지금의 모습으로 재개관했다. 안트워프 중앙역은 2009년 벨기에의 새로운 TV쇼 홍보를 위해 200명의 댄서들이 기습적으로 역 안으로 몰려와 노래와 춤을 춘 플래시몹 이벤트의 배경지로 유명하다. 당시 플래시몹이 유튜브에 올라가면서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고, 벨기에의 뮤지컬과 아름다운 역사가 전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벨기에 리에쥬 TGV 중앙역도 독특하다. 리에쥬 TGV 중앙역은 스페인의 유명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설계한 것으로 착공 13년 만에 완공됐다. 건축가 칼라트라바는 매일 3만6000명의 승객들이 열차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규모를 크게 하고 동선을 잘 짜서 만들었다고 한다. 역의 천장 높이만 32m에 이르고 길이 160m로 총 9개의 트랙과 5개의 플랫폼이 설치돼 있다. 공사비만 3억1200만유로가 들었다. 철강과 유리, 흰색 콘트리트 구조물이 절묘하게 조합돼 있으며 역 건물만으로도 한편의 거대한 조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역사 안에는 다양한 예술품을 볼 수 있는 전시공간도 갖추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아토차역
스페인 아토차 역에 가면 역사 안에 야자수가 늘어서 있고 이름도 모르는 이국적인 식물에 작은 거북이가 돌아다니는 연못까지 있다. 1889년에 문을 연 이 독특한 역은 스페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가 현대적으로 설계해 1980년 후반 완공됐다. 스페인 중심부에서 교통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새 역사는 거대한 철강과 유리 패널로 이뤄져 있다. 아토차 옛 건물에는 각종 상점, 카페, 나이트클럽 등이 들어서 있고 4000㎡에 달하는 대규모 식물원으로 꾸며져 있다. 옛 건물에는 2004년 일어난 연쇄 폭탄테러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191명을 기리는 추모관도 마련돼 있다. 높이 11m의 원통형 유리벽에 수천 개의 추모 글과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역을 이용하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포르투갈 리스본 호시우 기차역
포르투칼 리스본 중심부 호시우 광장에 있는 호시우 기차역은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기차역은 마치 궁전으로 착각할 정도로 거대하고 위엄이 넘친다. 포르투갈 건축가 호세 루이스 몬테이로가 설계해 1887년에 완공한 유서 깊은 기차역으로 건축물 전면(前面)은 정교한 조각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역 정문은 말굽모양의 두 고리로 연결돼 있어 역 건물이 낭만주의 시대의 예술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 라이프치히 중앙역
바닥 면적만 8만3460㎡에 이르는 라이프치히 중앙역 역사는 6개의 차고와 24개의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처음 문을 연 1915년에는 로얄 작센 철도회사와 프러시안 철도회사의 공동 소유로 각자 별도의 돔형 입구를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제2차 대전 중 공습으로 지붕이 무너지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나 1990년 독일이 통일되면서 보수공사를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유레일패스 활용팁
유럽 여행의 진수는 기차여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 국가들이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검문이나 별다른 심사없이 넘나들 수 있기 때문에 유럽 장거리 여행시에는 대개 기차를 이용하게 된다. 기차여행을 좀 더 싸고 편리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유레일 패스다.
유레일패스(EurailGroup.org)는 방문 국가의 범위에 따라 유레일 글로벌패스(24개국 여행 가능), 유레일 셀렉트패스(3,4,5개국), 유레일 리저널패스(2개국), 한 국가를 꼼꼼하게 둘러볼 수 있는 유레일 원컨트리패스 등 4종류로 나뉜다. 가격에 따라 1등석, 2등석으로 구분되며 학생요금, 성인요금, 어린이요금, 시니어요금 외에 2명 이상의 여행자가 한 장의 패스로 여행할 수 있는 세이버 요금도 있다. 유레일패스를 구입하면 유람선 무료 탑승, 독일 로맨틱가도 할인 혜택 등의 부가 서비스도 주어지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유레일패스는 총판매대리점인 ACP레일, 레일유럽 외에 인터넷으로 유레일패스만 취급하는 유레일닷컴에서 구입할 수 있다. 유레일패스를 갖고 있더라도 성수기나 주말, 야간 이동 구간은 좌석 예약을 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타임 테이블에 ‘R’이 표시된 기차나 유로나이트(EN), 테제베(TGV)의 경우 좌석 예약 없이는 탑승할 수 없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