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138만2400초가 1억2545만2880초 남긴 평창에 준 선물

입력 2014-02-24 14:48   수정 2014-02-24 17:57


2014년 2월 7일 20시 14분 부터 23일 같은 시간 까지 만 16일, 384시간, 2만3040분, 138만2400초 동안 러시아 흑해연안 휴양도시 소치의 제22회 동계올림픽을 밝히던 성화가 어둠속으로 사그라졌습니다. 이 곳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폐막식을 갖고 동계올림픽의 배턴을 대한민국 평창 동계올림픽에 넘겼습니다.

때문에 2018년 2월 9일 개막하는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일까지는 만 1452일, 3만4848시간, 209만880분, 1억2545만2880초를 남겼습니다. 초로 따져 보면 아득한 숫자 1억을 훌쩍 넘기는 매우 긴 시간이 남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준비’ 시간은 꼭 그렇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대는 ‘주마가편’의 의지를 다지게 한다는 얘깁니다. “선악이 개오사라”나는 옛말이 있습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 모두 스승(교훈)이라는 얘긴데요. 이날 끝난 소치올림픽이 그렇습니다.

이번 올림픽은 3선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치에 앞장서고 러시아 부활을 기치로 내걸었습니다. 이를 위해 경기장 시설 14개를 신설하는 등 무려 500억 달러 (한국 돈 54조원)를 투입해 물량작전을 쓴 것이 특징으로 꼽힙니다.

시설은 나무랄데 없고 호화스러웠다는 평가가 일반적입니다. 3시간 총 18개 장면으로 구성한 개막식은 화려함의 극치를 이뤘다는 호평도 따릅니다. 러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본 것 같은 감동은 물론 만족감을 안겨줬다는 칭찬입니다. 폐막식도 마찬가지의 설명이 뒤를 잇습니다.

관계자들은 올림픽의 스케일이 “400km는 먼 길이 아니고, 영하 40도는 추위도 아니고, 40도짜리 술은 독한 게 아니다”는 속담을 가진 국가의 중후장대 면모를 과시했다고 대체로 분석합니다.

그렇다면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지 평창은 ‘소치’처럼 막대한 돈 투입을 기반으로 ‘극치’의 화려함을 보여줘야 할 것인가? 단언컨대 이에 대해 “그건 아니다”는 게 정답으로 들립니다. 관계자들은 소치의 이 같은 역사성 문화성 같은 훌륭함을 보되 이에 대한 접근법이 달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소치’처럼 ‘사치’하면 ‘골치’ 덩어리 남길 가능성 100%.= 서방의 경제 언론들은 “전 국가적인 기치를 앞세워 천문학적인 500억 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쏟아 부은 이번 소치 올림픽이 장기적으로 러시아에 재정적 부담을 안겨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일반적입니다.

예컨대 블룸버그통신의 경우 소치가 올림픽이 끝난 뒤 재활용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신설 등 시설물을 유지하는데 연간 17억~22억달러의 비용을 쓰야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자칫 올림픽 치르고 그 후유증에 시달리는 ‘다섯바퀴 오륜기의 저주’에 시달릴 지도 모른다는 얘긴데요. 여기엔 대한민국이 처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캔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림픽이 반면교사로 거론됩니다. 개최국이 금메달을 하나도 못딴 것으로 이름을 남긴 이 올림픽의 개최도시 몬트리올시는 대회가 끝나고 엄청난 빚으로 파산일보직전까지 갔다는 건 역사적 기록입니다.

몬트리올의 사례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도 교훈을 얻었고 평창올림픽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판단이 지배적 입니다. 겉보기 화려한 게 아니라 우리의 강점인 첨단의 ICT와 문화가 결합돼 미래형의 ‘아나바다 올림픽’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소치올림픽은 이처럼 거시적일 뿐 아니라 미시적으로도 평창의 성공을 위한 메시지를 던졌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합니다.

★‘한치’가 부족해 ‘미치’고 팔딱 뛴 소치 개막식 = 소치올림픽 개막식은 앞서도 말했지만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의 장관을 연출했다는 해석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개막식은 단 하나의 오류가 빛을 크게 바래게 했지요. 이른바 ‘오륜기 네 바퀴 사건’인데요. 개막식에서 동계올림픽의 밑바탕 ‘눈꽃’형상을 펼쳐 5개 동그라미를 그리다 맨 오른쪽 눈꽃이 피어나지 않아 말 그대로 옥의 티가 됐습니다.

그러나 비록 옥에 불과한 이 작은 실수는 전 세계에 TV로 생중계되며 개막식에서 가장 크게 눈에 뜨이며 조롱거리로 전락했습니다. 심지어 “고의가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적’ 해석도 제기됐습니다. 공교롭게도 원을 구성하지 못한 채 눈꽃으로 그대로 남은 게 ‘아메리카’ 대륙을 상징한 까닭입니다.

이는 올림픽에서 아무리 좋고 훌륭한 것을 많이 준비하고 보여주더라도 국제적으로 크게 부각되고 뒷말이 따르는 것은 미세 마이크로한 ‘흠결’이라는 것을 증명한 셈입니다. 티끌모아 태산이 아니라 티끌 없는 평창올림픽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습니다.

★‘소치’의 부덕(不德)은 ‘후안무치’서 비롯=이번 소치올림픽에서 가장 큰 이슈는 뭐니 뭐니 해도 피겨 여자 싱글에서 나온 ‘홈-쿠킹 금메달 사건’이 꼽힙니다.

이는 심판진이 낯부끄러운 줄 모르고 내놓은 ‘소厚김薄’ (소트니코바에게 굴삭기로 퍼주 듯 후(厚)하게 점수를 주고 김연아에게 대패 밀 듯 박(薄)하게 점수를 부여했다)의 채점에서 비롯했다고 러시아를 뺀 전 세계 언론과 피겨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적하고요.

이를 통해 영원한 피겨 퀸 김연아를 권좌에서 강제로 끌어내렸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 입니다.서방 언론에 의해 ‘홈-쿠킹 금메달’이라고 불린 주인공은 경기 직후 이날 심판을 본 자국인과 감격스런 포옹 장면을 연출해 이를 지켜보는 이들을 되레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이튿날 ‘갈라쇼’에선 형광색 깃발에 자신의 얼굴을 파묻고 천을 밟는 등 ‘굴욕’적인 모습을 선보였고요. 평창올림픽은 소치가 흐려놓은 올림픽 정신 ‘정정당당’을 되돌리는 호기로 여겨집니다.

★국가 브랜드까지 ‘망치’는 ’수치’스런 동작= 2월 22일 열린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중국 선수 판커신이 누구도 이해 못할 ‘어이없는’ 행동 하나로 자국 네티즌으로 부터도 ‘나라 망신시켰다’는 비난을 받는다고 하지요.

그는 결승선을 앞두고 앞서간 대한민국의 박승희를 도저히 따를 수 없게 되자 양손을 뻗어 박 승희를 잡아 채려고 하다 실패했습니다. 심판이 어쩐 일인 지 그냥 넘어가서 그렇지 명백한 실격 행위라는 지적이 일반적입니다.

관련 영상은 유튜브에서 ‘물귀신 작전 쓰는 중국 선수’라는 것으로 영구히 리플레이 될 터입니다. 사람들은 그 때마다 한마디씩 던질 것입니다. “쯧쯧쯧”이라고. [이미지출처=TV화면 스마트폰으로 촬영]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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