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취임 1년, 대선 캠프 주역들 뭐하나

입력 2014-02-24 21:00   수정 2014-02-25 03:51

당·청 핵심, 외곽 지원, 비판…갈라진 功臣들

'그림자 실세' 불린 최외출, 학계서 새마을운동 전파…김성주·변추석, 제자리로
안대희, 세무조사감독위원장…김종인·이상돈은 '비판' 선회



[ 이정호 기자 ]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대선 승리를 이끈 주요 공신의 엇갈린 행보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정권 재창출에 힘을 보탠 원조 친박근혜계 실세 의원들은 집권 여당의 핵심 지도부 자리에 올랐다. 대선 캠프 시절부터 박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을 맞춘 대선 공신들은 청와대와 정부에 입각해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공약을 가다듬고 당 개혁·혁신을 이끌었던 일부 인사는 박근혜 정부와 거리를 두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박 지도부 득세

1년 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친박 세력은 새누리당 내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원조 친박인 3선의 최경환 의원이 작년 5월 당내 경선을 통해 원내대표에 취임했다. 대선 캠프에서 조직총괄본부장과 수행단장을 각각 지냈던 홍문종 의원과 윤상현 의원은 각각 사무총장과 원내수석부대표로 핵심 지도부에 합류했다. 캠프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무성 의원은 작년 4월 재·보선을 통해 원내 재입성한 뒤 친박 지도부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차기 당권을 노리고 있다.

이정현 홍보수석과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정부 출범과 함께 일찌감치 청와대와 정부에 들어갔다.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았던 안대희 전 대법관은 대선 직후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가 작년 11월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회 초대 위원장에 선임됐다.

○일부 공신은 일상 복귀

‘대선 공신’ 그룹에 속하지만 정부 출범 이후 제자리로 돌아가 소리없이 박근혜 정부를 지원하는 인사들도 있다. 대선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대선이 끝난 뒤 곧바로 사업 일선에 복귀했다.

대선 캠프에서 기획조정특보로 활동하는 등 박 대통령의 ‘그림자 실세’로 불렸던 최외출 영남대 부총장도 학계로 돌아가 새마을운동 전파에 힘쓰고 있다.

영남대 내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원장을 맡아 베트남 라오스 등에 새마을운동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선대위 홍보본부장을 지낸 변추석 국민대 디자인대학원장도 다시 대학으로 돌아갔다.

박 대통령의 ‘원조 가정교사’이자 개인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을 주도했던 김광두 원장은 대선 당시 공약 마련에 상당히 기여했지만 대선 후에는 현 정부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면서 독립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키즈’로 불렸던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은 대선 뒤 교육 벤처기업 클라세스튜디오와 비영리 단체인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대표로 돌아가 활동하고 있다. 여당을 향한 쓴소리는 물론 창조경제 관련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박에서 반(反)박으로

박근혜 정부에 등을 돌린 인사들도 있다. 대선 당시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으며 경제민주화 공약을 주도한 김종인 전 경제수석은 작년 말 “경제민주화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경제민주화 공약 후퇴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며 청와대와 결별을 선언한 상태다.

당 정치쇄신특별위원을 지냈던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도 청와대와 여당을 향해 강한 비판을 내놓고 있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국민통합, 경제민주화, 정치쇄신 등 공약 이행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청와대, 정부, 새누리당 모두 총체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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