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준 기자 ] 박근혜 정부의 보건복지정책은 1년 만에 약속 파기와 후퇴 논란에 휘말려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대 공약이었던 기초연금은 물론 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 4대 중증질환 치료비 100% 보장 등의 정책도 제대로 이행될지 여전히 미지수다.
우선 기초연금은 지급(7월)을 5개월 앞둔 시점이지만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실무 준비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 지급기간이 길면 연금액을 감액하는 문제로 야당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작년 10월에는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하는 것에 반대하며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45%에 이르는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제시한 공약이 여야는 물론 국론을 분열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초연금은 청와대의 불통 이미지를 더욱 고착화하는 부작용이 있었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성과도 있었다.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을 주겠다”는 공약에서 후퇴한 것은 분명하지만 소득하위 70%에게만 주는 것까지는 공감대를 확보했다는 분위기다.
보건의료 분야는 계획에 없던 정책을 갑자기 끼워넣어 전선만 확대했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지난 1년간 핵심 정책과제는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3대 비급여 해결이었다. 4대 중증질환 치료비 보장이라는 공약을 이행하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간에 원격의료와 의료법인 자회사 영리사업 허용의 문제가 끼어들면서 최근에야 정부 안을 공개할 수 있었다.
원격의료와 영리사업 문제는 보건의료 정책의 파트너 중 하나인 의사협회를 파업 직전까지 몰고가기도 했으며, 이들과 정부의 대립은 현재 진행형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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