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 만점에 90점. 지난해 1월6일부터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2월25일까지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새누리당 현직 의원들 대부분은 지난 1년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줬다. 하지만 감점요인으로 국민과의 소통 부족을 꼽았다. 특히 창조경제 등 박근혜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핵심가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했다는 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인수위 활동 당시에도 집권여당과의 소통 부재가 당청 간의 불통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자성의 목소리로 들린다.
한국경제신문이 인수위원 출신의 새누리당 현직 국회의원 6명(진영, 강석훈, 류성걸, 이현재, 안종범, 김현숙)을 대상으로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 평가에 대해 물은 결과, 대다수 의원들이 인수위 보고서에서 제시한 5개 국정철학과 140개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기반이 구축됐다는 평을 내놨다.
○외교·안보에서 통한 ‘원칙의 리더십’
인수위 당시 복지고용분과 위원이었던 안종범 의원은 현 정부의 정책 추진 원동력으로 ‘박 대통령의 원칙과 신뢰의 리더십’을 꼽았다. 여성문화분과 위원이었던 김현숙 의원은 “현재 국정 지지도가 50%를 상회하고 있는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국정 운영 및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정책 성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경기침체와 불안한 외교·안보 상황, 집권 초기 야당의 비협조라는 삼중고(三重苦)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의 경상수지 흑자를 이뤄내고 북한 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이산가족 상봉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국민과의 소통부재 아쉬워
다만 다수의 의원들은 정부가 향후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을 설득하는 노력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정기획조정분과 위원이었던 강석훈 의원은 “정책 추진은 정부의 리더십만으로 되지 않고 국민의 호응 속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국민과 더 많이 소통하면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도 “청와대와 정치권이 국민을 위한 마음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국정 운영 방법을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경제활성화·복지 속도낼 것
기초연금을 비롯한 복지 이슈 논의가 여야 간 이견으로 지지부진한 것과 관련해선 박 정부의 복지 패러다임을 설명해나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안 의원은 “올해는 ‘일하는 복지’ 실현으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2분과 간사였던 이현재 의원도 “지난 한 해 동안 경제정책의 틀이 잡혔기 때문에 금년부터는 정책효과 측면에서 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가시적인 성과가 차츰 나올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정부안에 반대하며 보건복지부 장관 직을 사퇴해 논란이 됐던 진영 의원(인수위 당시 부위원장)은 여전히 말을 아꼈다. 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제가 아주 객관적으로 평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또 평을 받아야 하는 사람의 입장도 됐었기 때문에 평을 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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