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재길 기자 ] 작년 펀드 판매사에 대한 ‘50% 룰’이 시행된 후 계열사 몰아주기가 대폭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판매사가 연간 기준으로 관련 규제를 준수해 합격점을 받았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 48개 각 펀드 판매회사들이 작년 새로 판매한 펀드 가운데 계열사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작년 4월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 판매액을 총 신규 판매액 대비 50% 이하로 제한하는 ‘50% 룰’을 도입했다. 계열펀드 판매 비중이 50%를 초과하면 불건전 영업행위에 따른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작년 2분기만 해도 관계사인 KB자산운용 상품 비중이 55.1%에 달했던 국민은행은 3분기 42.9%, 4분기 34.5%로 각각 낮췄다. 이를 통해 연간 기준으로 규제치 이하인 44.1%를 맞췄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증권사 중에선 신영증권(42.4%) 하이투자증권(41.3%) 삼성증권(40.2%) 등이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편이었다. 다만 3월 결산법인인 신영증권은 다음달까지의 판매액 비중을 합산해야 하는데, 작년에도 계열사인 신영자산운용 펀드 비중을 계속 낮춰왔기 때문에 ‘50% 룰’을 지키는 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NH농협선물은 계열사(NH-CA자산운용) 펀드 비중이 작년 2분기 41.7%, 4분기 83.9%로 높았지만 3분기엔 아예 계열펀드 판매를 중단하면서 이 기준을 맞출 수 있었다.
현대증권(8.4%) 교보증권(3.3%) 유진투자증권(6.5%) 등은 연간 기준으로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미미한 곳으로 꼽혔다.
금융계 관계자는 “대형 펀드 판매회사들이 자기 계열사 펀드를 오히려 기피할 정도로 50% 룰이 정착 단계”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펀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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