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 K9 , 미끄러지듯 부드러운 승차감 vs 재규어 뉴XJ, 매끈한 외모·전좌석 마사지

입력 2014-02-26 07:00  

[ 최진석 / 정인설 기자 ] 영국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재규어의 뉴 XJ와 기아차의 K9 2014를 비교하기엔 다소 무리한 면이 있다. 브랜드의 위상이나 제품 인지도 면에서 격차가 크고 가격 차도 많이 나서다. 그럼에도 두 차량은 영국과 한국을 대표하는 고급 세단이다. 두 모델 모두 부드러운 승차감을 주무기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겨뤄볼 만했다.

뉴 XJ, 요트 타고 바다를 달리는 기분

재규어 뉴 XJ는 반전이 있는 고급 세단이다. 우선 외모로는 길쭉한 옆태와 매끈한 뒤태로 젊은 느낌을 준다. 그러나 차량 내부는 중후함을 지향한다. 재규어 특유의 갈색 시트로 무게감을 더했다. ‘도로 위의 요트’라는 재규어 본연의 느낌에 충실했다. 결국 겉으론 젊고 감각있는 ‘오빠’로 보이더라도 속으론 마음 넓은 신사의 모습을 잃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에서도 반전이 있다. 뉴 XJ 모델 중 두 번째로 비싼 ‘슈퍼차저 포트폴리오 AWD’의 무게는 2020㎏이다. 5.25m에 달하는 차량 길이에 비하면 무거운 게 아니라고 할지 몰라도 무거워 보인다.

하지만 직접 몰아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순풍에 돛을 단 듯이 달리는 요트의 느낌을 구현하려 애썼다는 게 재규어 측의 설명이다. 그 비밀은 다이어트에 있다. 100% 초경량 알루미늄 소재를 써 차체가 길어도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간다는 것이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초원 위를 부드럽게 빠져 나가는 재규어의 질주 본능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영국 왕실의 공식 의전차량이라는 명성답게 실내 인테리어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다. 전 좌석에 마사지 기능이 적용돼 주행 중 수시로 피로를 해소할 수 있다. 최고 상석인 뒷좌석엔 항공기의 1등석을 옮겨놓았다. L당 8㎞대인 연비가 흠으로 꼽히지만 디젤 모델을 선택하면 연비를 12.4㎞로 끌어올릴 수 있다. 가격은 1억990만원에서 2억2790만원이다. 3.0모델 가격은 1억4770만~1억6470만원이다.

와신상담 K9, 승차감은 명불허전

기아차의 K9은 우선 재규어 뉴 XJ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시승차인 3.8모델 가격대(6260만~7830만원)를 기준으로 보면 반값이다. 3.3 모델(4990만~5590만원)까지 범위를 넓히면 3분의 1 수준이다.

XJ와 K9은 가격 차이만큼 제품 인지도와 성능 면에서 간극이 있다. 이를 감안하고 보면 K9 2014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차체 길이가 5m가 넘는 대형 세단 중 이 가격에 이렇게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하는 차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얼음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느낌은 감탄할 만하다.

다만 주행성능은 승차감만 못하다. 물론 힘은 좋다. 6기통 3.8L 엔진은 최고출력 333마력, 최대토크 40.3kg·m의 힘을 뿜어낸다. 엔진 배기음도 듣기 나쁘지 않다. 승차감을 고려해 댐핑 스트로크(서스펜션이 상하로 움직이는 거리)를 길게 잡았는데, 이것이 주행 시 차체의 거동을 흔들리게 하는 요인이 됐다. 고속주행을 하거나 와인딩 구간을 통과할 때 ‘어이쿠, 내가 분명히 큰 차를 타고 있구나’하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 시내 주행연비도 5km/L 정도로 복합연비와 차이가 났다. K9의 첫 등장은 화려했지만 에쿠스와 제네시스 사이라는 어정쩡한 포지셔닝, 부담스러운 가격 등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쓴맛을 봤다.

K9 2014는 전면부 그릴 모양을 기존 가로줄에서 가로세로줄로 고치고, 가격도 200만~600만원가량 ‘착하게’ 조정했다. 기사를 두고 편안하게 출퇴근하려는 사장님과 고속주행에 취미가 없는 소비자들에겐 더없이 좋은 선택일 것이다.

최진석/정인설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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