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수 하이트진로 생산총괄 사장 "고유의 맛살린 '맛있는 맥주'로 하이트 신화 재창조"

입력 2014-02-28 07:01  

Cover Story - 하이트진로

글로벌 기업과 네트워크 구축
독일 맥주 컨설팅업체와 연구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 강화

맥스·드라이피니시d·하이트
'오래가는 거품'에 승부

참이슬 도수 낮추고 맛 개선
소주 시장 1위 지켜나갈 것



[ 최만수 기자 ] 인터뷰 하이트진로 생산총괄 손봉수 사장


손봉수 하이트진로 생산총괄 사장(56)은 매일 출근하는 곳이 다르다. 날을 바꿔가며 전국 6곳에 있는 생산공장에서 일을 한다. 그는 ‘맥주전쟁’의 가장 앞열에 선 ‘장수’다. 경쟁사를 압도할 만한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것이 그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하는 날도 새벽부터 강원 홍천의 공장으로 출근하는 길이었다. 손 사장은 “품질이 좋아야 잘 팔린다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원칙”며 “연구개발(R&D)과 생산관리 강화를 통해 맥주시장 1위 탈환과 소주시장 1위 수성을 동시에 이루겠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1982년 하이트맥주의 전신인 조선맥주에 입사한 이래 32년간 연구생산 외길을 걸었다. 그의 자신감은 경험에서 나왔다. 손 사장은 “하이트진로는 소주 90년, 맥주 8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며 “축적된 기술력이 뒷받침된 회사이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면 1등 신화를 재창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맥주전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비맥주를 인수한 AB인베브와 상반기 맥주 출시를 앞두고 있는 롯데는 비슷한 영업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AB인베브는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들여올 것이고, 롯데는 일본 아사히 맥주와 기술제휴를 통해 프리미엄 맥주를 내놓을 가능성이 큽니다. 맥주의 품질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것이죠. 하이트진로도 이에 맞서 작년에 에일맥주인 퀸즈에일을 내놓았습니다. 하이트, 맥스, 드라이피니시d의 품질도 업그레이드할 것입니다. 소비자의 다양해진 요구에 맞춰 신제품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품질 향상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습니까.

“먼저 중앙연구소와 각 생산공장 간에 네트워크를 만들어 품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또 세계 정상급 주류 기업들과 ‘월드 비어 얼라이언스(WBA)’를 구축해 맥주의 품질을 국제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1월부터는 독일 맥주전문 컨설팅 업체인 한세베버리지와 공동연구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한세베버리지 연구원들과 회의를 하기 위해 중앙연구소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덴마크 칼스버그, 일본 기린, 태국 분럿브루어리와도 협력할 예정입니다. 소매상의 맥주 품질을 관리하는 ‘프레시365 시스템’도 강화했습니다. 전국의 영업 사원들이 진열된 제품들의 제조일자를 확인해서 오래된 제품을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거품 지속력 향상에 신경쓰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맥주를 잔에 따른 이후 거품이 유지되는 시간을 지금보다 늘리는 기술을 적용해 맥주 고유의 맛을 향상시킬 계획입니다. 작년에 ‘맥스’를 8년 만에 새단장하며 이 기술을 가장 먼저 적용했죠. 기존 제품보다 거품 지속력이 30%가량 향상됐습니다. 맥스 생맥주는 크림처럼 부드러운 거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곧 하이트와 드라이피니시d의 거품 지속력도 향상시킬 계획입니다. 거품 지속력 향상은 재료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제조공정 과정을 개선해 얻은 결과입니다.”

▷국산 맥주가 맛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습니다.

“국제적인 주류 품평회에서도 국산 맥주는 매년 호평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이 국산 맥주를 맛 없다고 느끼는 것은 제품이 다양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대부분의 국내 소비자들은 시원한 타입의 ‘라거 맥주’를 선호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다양한 맛의 맥주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었지만 업체들이 그런 요구에 따라가지 못한 것이죠. 하이트진로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하이트뿐 아니라 단맛을 없앤 깔끔한 타입의 d, 보리 맛이 강한 맥스, 진한 맛의 퀸즈에일 등으로 브랜드를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하이트의 브랜드가 노후화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이트가 1993년 출시됐는데 경쟁사 맥주 브랜드인 ‘카스’도 1994년에 나왔습니다. 브랜드가 노후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우리 책임입니다. 광고나 마케팅을 제대로 못한 탓입니다. 하이네켄, 칼스버그, 밀러 등 세계적인 브랜드들도 수십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노후화됐다는 평가를 받지 않습니다. 하이트 브랜드 기업의 정체성과도 연결돼 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지를 재구축하고 마케팅을 개선하는 작업을 꾸준히 펼칠 예정입니다. 대한민국의 대표 맥주 브랜드로 롱런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맥주와 달리 소주는 선전하고 있습니다.

“소주는 이미 다른 기업들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고 자부합니다. 1등 브랜드인 ‘참이슬’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죠. 과거에는 소주를 마시면 머리가 아픈 일이 많았지만 요즘엔 그런 경우가 잘 없습니다. 그만큼 소주의 원료인 주정을 정제하는 기술이 개선됐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참이슬의 도수를 18.5도를 낮추면서 천연첨가물을 강화한 것도 하이트진로의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박문덕 회장이 직접 총력체제를 내세웠는데요.

“박 회장은 대한민국 대표 주류 브랜드의 자긍심이 훼손된 것에 분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모든 임직원드은 하이트진로가 자긍심을 회복해야 한국 주류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직원들의 눈빛부터 달라졌습니다. 하이트 브랜드로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했을 때처럼 분위기가 고양돼 있습니다. 올해는 통합 시너지효과가 본격적으로 발휘되는 만큼 1위 재탈환도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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