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영업력 회복·젊은층서 인지도 상승…실적 개선 기대 커져

입력 2014-02-28 07:01  

Cover Story - 하이트진로

전문가 심층 진단 - 이경신 < KB투자증권 연구원 ks.lee@kbsec.co.kr >




하이트진로 주가는 작년 초 고점 대비 60%가량 떨어졌다. 긴 꼬리 모양의 하향 조정 국면이 요즘에야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하이트진로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기대가 조금씩 주가에 반영되면서 이달 들어 10%가량 주가가 반등했다. 기업 실적 또는 기초체력이 개선(펀더멘털 턴어라운드)되고 저평가 매력도가 높아지는 시점이 됐다는 판단이다.

맥주부문 실적 하락이 주요인

최근 주가 상승은 전년도 4분기 실적공시 이후 본격화됐다. 공시에 따르면 2013년 4분기 하이트진로의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하락한 4665억원, 영업이익은 16.4% 증가한 294억원이다. 국내 맥주시장 쇠퇴로 인한 출고량 감소, 소주부문의 2012년 4분기 가수요에 따른 역 기저효과, 엔저에 따른 일본 자회사 실적하락 등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런 실적하락 요인은 이미 시장이 인지한 추정 범위 내에서 이뤄졌으며, 추가 악재가 없었다는 측면에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이트진로는 작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영업실적을 계속 냈다. 2013년 연간 하이트진로의 영업실적은 2012년의 성과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6.7% 하락한 1조8975억원, 영업이익은 3.7% 하락한 1611억원이다.

맥주부문의 실적하락이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이다. 맥주는 고정비가 높은 사업구조상 시장점유율 변동시 영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때 60%를 웃돌았던 하이트진로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현재 40%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엔저효과로 일본에서의 실적 하락이 더해졌다. 음식료업계 전반적으로 ‘밀어내기 이슈’가 불거짐에 따라 영업활동이 위축되자, 2013년 주류시장도 전년 대비 축소된 것으로 판단한다. 이런 영향이 동시에 영업실적에 반영되면서 2013년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조정이 계속됐다.

실적개선 신호 감지돼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그동안의 악재보다 최근의 긍정적인 변화 요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맥주와 소주 두 주요 사업부문 모두 실적개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하이트진로 내 맥주부문에서 비중이 가장 큰 하이트에 다시 주력하면서 영업력을 회복하고 있다. 생맥주시장에 강점을 가진 맥스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지도가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는 드라이피니시의 성장세가 지속되면 맥주시장 지배력 확대와 실적기여도 증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외형성장이 쉽지 않은 성숙기 주류시장에서 프리미엄 니치마켓을 통해 저변을 확대하는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프리미엄맥주 비중은 시장의 5% 수준이나, 일반 레귤러맥주시장 대비 성장성이 높아 앞으로 브랜드 확대를 통한 점유율 회복을 기대해볼 만하다.

소주부문에선 내수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시장지배력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현재의 시장점유율 수준을 유지하되, 최근 소비자층의 니즈에 맞는 제품 변화로 시장에 대응할 것이다.

하이트의 저평가 매력 부각

최근 국내 맥주시장의 변화도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 1월 AB인베브의 오비맥주의 경영권 재매입 합의는 하이트진로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경쟁사가 실탄을 재장전해 마케팅을 강화하면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국 맥주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시아 등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전략을 들고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하이트진로의 중장기적 가치 훼손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현재 국내 맥주시장의 40%, 소주시장의 50%를 차지하는 하이트진로의 시가총액이 1조6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할 경우 맥주점유율 60%의 오비맥주에 대한 재매각 가격 6조2000억원은 하이트진로의 저평가 매력도를 부각시키기에 충분하다.

2014년 하이트진로의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0.3% 증가한 1조9037억원, 영업이익은 2.6% 늘어난 1653억원으로 전망한다. 성장률은 낮아 보이나, 2013년 12월 지분교환된 자회사 진로소주와 하이트진로산업의 영업실적 차액에 대한 실적기여도가 4%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주요 사업부문의 영업실적은 2013년 대비 ‘플러스(+)’ 성장전환을 의미한다.

소주부문의 성장 지속과 맥주부문의 저변 확대를 유도하는 노력에다, 앞서 언급한 기회요소가 영업실적 증가로 가시화될 경우 하이트진로의 투자 매력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

이경신 < KB투자증권 연구원 ks.lee@kbse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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