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한민국 스포츠의 길을 묻다' 세미나 열려
지방체육, 심판 공정성, 대학스포츠 등 3가지 주제 놓고 열띤 공개 토론
경기단체, 지자체, 대학, 기업 등 현업 종사자 전문가 500여명 운집
[유정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스포츠3.0위원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스포츠의 길을 묻다' 세미나가 27일 오후 홍은동 그랜드힐튼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공개 세미나로 진행된 이날 행사장에는 김양종 스포츠3.0위원회 위원장과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안민석 의원(새누리당) 등 정부측 관련 인사와 경기단체, 지자체, 대학, 관련 기업 등 현업 종사자와 전문가 500여명이 운집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개회사에 나선 김양종 위원장은 "우리 스포츠계는 과학적 방법의 활용과 합리적 운영 방식이 미흡했던 게 사실"이라며 "정부의 정책 계획과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다양한 고견이 정책 반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종 문체부 제2차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흔히 공부를 못하면 보충 수업 같은 자기 보완을 통해 성적을 높이지만, 스포츠계는 지도자를 매수해 서열을 뒤바꾸려는 시도와 같은 비정상적인 관행을 눈감아 왔다"면서 "집단 이기주의와 욕심이 결국 스포츠의 가치를 우리 스스로 훼손시킨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차관은 "스포츠인 스스로가 스포츠의 가치와 공정성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며 "자연스럽게 여겨 온 비정상적인 관행들을 정상화시켜 스포츠의 가치와 진정성을 회복해 스포츠를 통해 국민 행복을 실현하고 산업적 기반까지 마련하자는 게 정부의 강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지방체육 활성화와 심판 전문성과 공정성 확보방안, 대학스포츠 지원방안 등 총 3가지 주제로 열린 공개 토론에서는 학계와 시도 체육회, 대학스포츠협의체, 경기 관련 협?단체 등 전문가의 발제와 문답 형식의 공개 질의가 이어졌다.
지방체육 활성화 세션에 참가한 이창섭 충남대 교수는 주제 발표에서 "지자체 체육 발전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와 노력이 절실하다"며 이를 위해선 "자치단체 정책 방향성을 한 방향으로 확립, 시도 체육회 등 체육단체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체육과 생활체육, 장애인체육 등 재 각각인 단체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이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전국체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선대 대구광역시체육회 사무처장은 "각 지방자치 단체가 돌아가면서 개최하고 있는 전국제전은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데 '체전 열다 체육 재정 바닥나겠다'는 볼맨 소리가 나올 정도"라면서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인식 전환과 핵심 종목을 추려 개최하는 방안 등 실효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심판 전문성과 공정성 확보방안 세션에서는 방열 대한농구협회장의 쓴 소리가 이어졌다. 방 회장은 "선수, 지도자 심판은 스포츠 경기의 세 가지 핵심 축" 이라며 "선수촌이나 코치 아카데미 등은 정부 주도의 육성책으로 이미 1960년대부터 운영돼 왔지만 공정의 중심인 심판을 위한 정책적 노력은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방 회장은 이어 "우리나라는 심판을 유혹하는 세계 유일의 나라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면서 "개별 선수를 매수해 승부를 조작하려는 행위도 공정성 훼손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이지만, 경기의 법을 집행하는 심판을 매수한다는 것은 스포츠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일인 만큼 엄중하고 단호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겸 동국대 교수는 "스포츠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열악한 심판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처우를 개선해주는 노력이 시급하다"면서 "최근 정부가 60억을 들여 상임 심판제를 도입하기로한 것은 체계적인 전문 교육과 국제화, 처우 개선 등 해결에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스포츠 지원 방안을 모색한 세션에서는 안정훈 한국대학육상경기연맹 전무와 최제원 중앙대 교수, 임철순 전국대학교체육부장협의회장, 강신욱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해 정부가 지원하게 될 30억원 활용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강신욱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국내 대학스포츠는 런던올림픽 당시 총 메달 수 57개중 50%이상인 29개 메달을 획득했을 만큼 엘리트 기여도가 크다"면서 "하지만 대학구조조정, 반 값 등록급 등의 여파로 대학 운동부 축소 또는 폐지 등 극심한 존폐위기란 점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최제원 교수는 "공개 세미나를 통해 정부 지원금의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지방 대학의 운동부는 경영평가상 '폐지 1순위'인 분위기인데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대학평가에 운동부 운영을 가점 항목으로 포함시키는 식의 의미부여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문체부가 체육 현장에서 실효성을 갖는 정책을 발굴, 공론화하기 위해 지난달 발족한 스포츠3.0위원회 주관으로 열렸다. 위원회는 김양종 전 체육학회장을 위원장으로 해 문체부 2차관을 포함한 총 14인으로 구성, 활동 중이다. 향후 위원회는 ▲전문?생활?학교체육간 연계 강화 방안(단체 통합 등) ▲스포츠 기본권 개념 정립과 체육관계법 정비 방안 ▲선거제도 등 체육단체 제 규정 정비 방안 ▲중앙-지방 체육 지원체계 개선 방안 ▲학교체육 정상화 방안 ▲체육 일자리 창출 방안 등 다양한 정책 현안을 중심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스포츠정책 마련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지방체육, 심판 공정성, 대학스포츠 등 3가지 주제 놓고 열띤 공개 토론
경기단체, 지자체, 대학, 기업 등 현업 종사자 전문가 500여명 운집
[유정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스포츠3.0위원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스포츠의 길을 묻다' 세미나가 27일 오후 홍은동 그랜드힐튼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공개 세미나로 진행된 이날 행사장에는 김양종 스포츠3.0위원회 위원장과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안민석 의원(새누리당) 등 정부측 관련 인사와 경기단체, 지자체, 대학, 관련 기업 등 현업 종사자와 전문가 500여명이 운집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개회사에 나선 김양종 위원장은 "우리 스포츠계는 과학적 방법의 활용과 합리적 운영 방식이 미흡했던 게 사실"이라며 "정부의 정책 계획과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다양한 고견이 정책 반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종 문체부 제2차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흔히 공부를 못하면 보충 수업 같은 자기 보완을 통해 성적을 높이지만, 스포츠계는 지도자를 매수해 서열을 뒤바꾸려는 시도와 같은 비정상적인 관행을 눈감아 왔다"면서 "집단 이기주의와 욕심이 결국 스포츠의 가치를 우리 스스로 훼손시킨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차관은 "스포츠인 스스로가 스포츠의 가치와 공정성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며 "자연스럽게 여겨 온 비정상적인 관행들을 정상화시켜 스포츠의 가치와 진정성을 회복해 스포츠를 통해 국민 행복을 실현하고 산업적 기반까지 마련하자는 게 정부의 강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지방체육 활성화와 심판 전문성과 공정성 확보방안, 대학스포츠 지원방안 등 총 3가지 주제로 열린 공개 토론에서는 학계와 시도 체육회, 대학스포츠협의체, 경기 관련 협?단체 등 전문가의 발제와 문답 형식의 공개 질의가 이어졌다.
지방체육 활성화 세션에 참가한 이창섭 충남대 교수는 주제 발표에서 "지자체 체육 발전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와 노력이 절실하다"며 이를 위해선 "자치단체 정책 방향성을 한 방향으로 확립, 시도 체육회 등 체육단체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체육과 생활체육, 장애인체육 등 재 각각인 단체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이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전국체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선대 대구광역시체육회 사무처장은 "각 지방자치 단체가 돌아가면서 개최하고 있는 전국제전은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데 '체전 열다 체육 재정 바닥나겠다'는 볼맨 소리가 나올 정도"라면서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인식 전환과 핵심 종목을 추려 개최하는 방안 등 실효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심판 전문성과 공정성 확보방안 세션에서는 방열 대한농구협회장의 쓴 소리가 이어졌다. 방 회장은 "선수, 지도자 심판은 스포츠 경기의 세 가지 핵심 축" 이라며 "선수촌이나 코치 아카데미 등은 정부 주도의 육성책으로 이미 1960년대부터 운영돼 왔지만 공정의 중심인 심판을 위한 정책적 노력은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방 회장은 이어 "우리나라는 심판을 유혹하는 세계 유일의 나라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면서 "개별 선수를 매수해 승부를 조작하려는 행위도 공정성 훼손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이지만, 경기의 법을 집행하는 심판을 매수한다는 것은 스포츠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일인 만큼 엄중하고 단호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겸 동국대 교수는 "스포츠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열악한 심판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처우를 개선해주는 노력이 시급하다"면서 "최근 정부가 60억을 들여 상임 심판제를 도입하기로한 것은 체계적인 전문 교육과 국제화, 처우 개선 등 해결에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스포츠 지원 방안을 모색한 세션에서는 안정훈 한국대학육상경기연맹 전무와 최제원 중앙대 교수, 임철순 전국대학교체육부장협의회장, 강신욱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해 정부가 지원하게 될 30억원 활용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강신욱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국내 대학스포츠는 런던올림픽 당시 총 메달 수 57개중 50%이상인 29개 메달을 획득했을 만큼 엘리트 기여도가 크다"면서 "하지만 대학구조조정, 반 값 등록급 등의 여파로 대학 운동부 축소 또는 폐지 등 극심한 존폐위기란 점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최제원 교수는 "공개 세미나를 통해 정부 지원금의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지방 대학의 운동부는 경영평가상 '폐지 1순위'인 분위기인데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대학평가에 운동부 운영을 가점 항목으로 포함시키는 식의 의미부여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문체부가 체육 현장에서 실효성을 갖는 정책을 발굴, 공론화하기 위해 지난달 발족한 스포츠3.0위원회 주관으로 열렸다. 위원회는 김양종 전 체육학회장을 위원장으로 해 문체부 2차관을 포함한 총 14인으로 구성, 활동 중이다. 향후 위원회는 ▲전문?생활?학교체육간 연계 강화 방안(단체 통합 등) ▲스포츠 기본권 개념 정립과 체육관계법 정비 방안 ▲선거제도 등 체육단체 제 규정 정비 방안 ▲중앙-지방 체육 지원체계 개선 방안 ▲학교체육 정상화 방안 ▲체육 일자리 창출 방안 등 다양한 정책 현안을 중심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스포츠정책 마련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