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 215개국의 혁신적 국가 순위를 산출하는 블룸버그 랭킹을 발표했다. 그 결과 한국이 혁신적 국가 1위로 선정됐다. 미항공우주국(NASA)과 실리콘밸리의 나라인 미국이 3위, 창조경제의 모델로 자주 언급되는 이스라엘이 30위에 머문 것에 비하면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이번 블룸버그 랭킹은 7개 지표를 바탕으로 했다. 이 중 3개가 연구개발(R&D) 역량에 해당된다. 바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 △인구 100만명당 R&D 연구원 비율 △인구 100만명당 특허 취득 비율이 그것이다.
혁신은 R&D가 뒷받침돼야 하며, R&D 역량을 기르는 것이 혁신을 일으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혁신과 R&D 역량의 상관관계를 잘 보여주는 분야 중 하나가 제약산업이다.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은 매출의 두 자릿수 이상의 비율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보통 제약회사들은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근무하는 먼디파마는 기존치료제를 개선해 최적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강점을 지니고 있다. 현존하는 치료제가 더욱 우수한 효과를 발현할 수 있는 방식이나 환자가 치료제 사용 시 불편한 부분을 개선하는 ‘스마트 R&D’를 표방한다. 혁신은 현재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실비용 1조원 이상의 연구비와 10~15년의 기간이 소요되며, 성공 확률도 매우 낮다. 개량신약을 통한 R&D는 10분의 1의 투자비용과 비교적 짧은 개발기간에 성공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신약후보물질의 한계로 신약 기근현상과 제약업계 위기론이 대두되는 요즘 R&D의 생산성 개선을 위해 고려해 볼만한 전략이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을 남겼듯이, 현재의 부족함이나 불편함을 개선하는 노력이 혁신의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세계 7대 제약강국으로 발돋움하고 5년간 20개의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한 투자와 지원을 공표했다. R&D 역량이 갖춰진 상황에서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이때, 현재 보유한 자원들을 개선하고자 하는 혁신의 추구를 통해 보다 현명하게 성공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어떨까.
이종호 < 한국먼디파마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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