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현금부자' 맞나 … 재무구조 '빨간불'

입력 2014-03-04 11:02  

[ 강지연 기자 ] 롯데쇼핑은 최근 3년간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해외사업이 잇따라 저조한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차입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금부자 롯데쇼핑'은 옛말이 됐다.

◆ '공격 투자' 행진에 빨간불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부채비율은 2009년 85.5%에서 지난해 134.4%로 뛰었다. 같은 기간 부채총액은 약 11조 원에서 22조 원으로 2배 증가했다.

지난 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롯데쇼핑의 높은 차임금 수준을 지적하며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롯데쇼핑이 대규모 차입금 축소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향후 2년간 순차입금 대비 보유현금흐름(RCF) 비율이 17%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재무구조 악화의 주 요인은 해외사업이다.

롯데쇼핑은 2009년 '2018년까지 매출 200조 원,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을 성장 목표로 제시, 해외사업을 확장했다. 최근 3년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백화점 5개와 대형마트 25개점을 열었다. 이 회사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해외 매장은 총 152개 점이다.

올해는 중국 '롯데월드 선양'과 베트남 '롯데센터 하노이'에 백화점 점포를 열고,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15개의 대형마트 점포를 신규 출점할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1월 사장단회의에서 "동남아국가 중 아직 진출하지 못한 지역과 선진국을 포함해 '포스트-VRICI(베트남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인도네시아)' 국가 진출을 추진해야 한다"며 해외사업 강화를 지시했다.

하지만 해외사업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해외 백화점 사업은 27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해외 마트사업 적자는 지난해 3분기 80억 원에서 4분기 410억 원으로 확대됐다.

◆ 현금 확보 위해 '브레이크'

재무구조 개선책에도 제동이 걸렸다. 롯데쇼핑은 싱가포르 부동산투자신탁(리츠) 시장을 통한 부동산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 달까지 투자자 모집과 리츠 상장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들과 수익률을 놓고 이견을 빚으면서 리츠 상장 일정이 지연됐다" 며 "투자자들과 합의점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이 결정된 매장은 일산·전주·동래·상인·센텀·포항 등 백화점 7개점과 중계·고양·구미 등 마트 11개점에 달한다. 매각 규모는 10억 달러.

증권가에선 해외사업 적자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 현지 점포들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질 것이란 예상이다.

박유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가까운 시일 내에 해외사업의 영업손실을 큰 폭으로 줄일 만한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 며 "올해 해외사업은 1600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사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국내 점포의 경우 손익분기점 달성 기간을 3년으로 잡지만 해외 점포는 5~6년으로 보고 있다" 며 "대부분 최근 2~3년 내에 개점한 점포들이어서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점포의 적자폭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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