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회사들이 국내 금융규제의 중복성을 지적하고 나왔다. 비슷한 법과 규제가 많은데다 금융당국의 역할도 겹친다는 비판이다.
금융감독원은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외국계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업무설명회(FSS Speaks 2014)를 열고 외국계 금융회사의 어려움을 청취했다.최수현 금감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영업활동을 하는데 장애가 되는 숨은 규제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은행 모임인 주한외국은행단은 국내의 규제시스템에 대해 “금융관련 법과 규제가 중복되는 게 많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역할도 상당히 겹친다”고 평가했다. 이어 “법률과 규제 해석이 저마다 다른 것도 문제인데 담당자들이 자주 바뀌는 점이 이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덧붙였다. 그밖에 ▲한국의 규제시스템이 세계 시장의 관행과 다르고 ▲규제 지침이 구두로만 내려져 구속력이 없을 때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요리스 디역스 BNP파리바 그룹 한국 대표는 “국회에서 법을 만들 때 업계의 목소리가 반영이 안 돼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포지티브 방식(열거된 부분만 허용하고 나머진 원칙적으로 금지)의 법률 때문에 새로운 상품을 도입할 때마다 규제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은 은행과 증권업의 구분이 확연하기 때문에 규제 관련 애로사항이 생기는 부분이 많다”며 기존 은행 업무는 물론 증권·보험업까지 겸업할 수 있는 ‘유니버셜뱅킹’ 도입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연금시장이 커지는 만큼 관련 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얀 반 덴 버그 푸르덴셜생명 아시아 회장은 “고령화 속도가 빠른 만큼 한국의 연금시장은 ‘제2의 한강의 기적’이 될 것”이라며 “은퇴자들의 한정된 수입을 고려한다면 다른 나라의 연금 과세 제도를 참조해서 세금부담을 줄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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