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한경 머니 로드쇼] 강남 재건축·중소형 아파트가 가격 견인…미분양주택 4개월째 줄어…부동산 시장 훈풍

입력 2014-03-05 07:00  

주택 투자



‘한비자’를 보면 이런 경구가 있다. 閉凍不固 草木不茂(폐동불고 초목불무). 겨울에 제대로 춥지 않으면 봄과 여름에 초목이 무성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겨울에 혹독한 추위가 있어야 결국 그 추위를 이기고 따뜻한 봄이 찾아온다는 것인데, 2008년 이후 장기간 조정을 거치며 움츠러들었던 수도권 주택시장에 최근 따뜻한 봄기운이 솟아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봄바람 감지되는 아파트 지표, 집값 회복 신호탄인가

작년 한 해 가격 하락폭이 둔화되며 저점을 탐색하던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올 들어 0.07% 상승(2월7일 현재)하는 등 회복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서울 0.09%, 경기 0.06%, 인천 0.04%로 매매가격이 일제히 상승해 매년 하락세로 출발했던 예년의 연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일반아파트보다 주로 강남권 재건축 단지 위주로 상승을 견인하는 양상이지만, 중소형 저가 매물이 거래되며 2월 첫주 서울 일반아파트 매매가는 올 들어 첫 반등했다. 버블세븐 중대형 면적(전용 85㎡초과)도 0.06% 상승(1월)하며 35개월 만에 오름세를 나타냈다.

아파트 거래 개선도 동반되는 분위기다. 1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량이 4823건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1134건) 대비 3배가량 증가하면서 2012년부터 지속된 ‘1월의 거래절벽’ 우려를 씻어냈다. 2월12일 현재 하루평균 아파트 매매건수는 200.6건으로 전월 155.6건에 비해 나아지는 모습이다.

아파트 시장의 다른 통계지표들에서도 훈풍이 느껴진다. 주택 시장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경매시장은 1월 서울 아파트 낙찰률 49.76%, 낙찰가율 83.23%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낙찰률 33.45%, 낙찰가율 74.6%) 대비 활기를 띠고 있다.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작년 12월 기준) 역시 6만1091가구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는 2006년 5월(5만8505가구) 이후 가장 적은 수량으로 호황기 수준의 재고량까지 미분양이 감소한 것이다.

○수도권 시장의 동력은 규제완화와 전셋값 불안

최근 수도권 아파트의 가격 회복은 두 가지 동력 덕분이다. 첫째는 정부의 부동산정책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시장 정상화 기반이 만들어진 점이다. 집값 급등기에 도입됐지만 침체기까지 유지되며 수요자를 옥죄었던 굵직한 부동산 규제 대못들이 지난해 말 관련법 개정으로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저금리상품인 통합모기지 내집 마련 디딤돌론이나 공유형모기지론 같은 금융상품이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문턱을 낮추고 있다.

주택 유상거래 취득세율 영구 인하에 이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까지 부동산 거래정상화에 대한 정부 의지는 비사업토지 양도세 중과 완화(2014년 6~38% 기본세율 적용) 및 단기 보유주택 양도세율 완화(1년 미만 보유 주택에 대한 양도세 50%→40%, 1~2년 보유 주택은 40%→6~38% 세율 완화) 등으로 전이되며 거래시장의 악재들이 하나씩 뽑혀나갔다. 조만간 분양가상한제 부문 규제완화가 국회에서 재논의될 예정이다. 서울 강남권과 1기 신도시가 촉각을 세우고 있는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도 4월부터 빗장이 풀린다.

물론 주택시장의 호황기 재현과 거래량의 급격한 변동이 당분간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내수회복을 전제로 한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기조가 실수요자의 집장만을 돕는 금융환경 개선·세제 완화책 등으로 연결된다면 연내 물가상승률 또는 시장이자율 수준에 연동할 정도의 점진적인 회복세를 기대할 만하다.

거래증가의 두 번째 원인은 좀처럼 식지 않는 전셋값 상승과 매물부족으로 차라리 집을 사려는 수요가 늘어난 점이다.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와 누적된 전셋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올해 전셋값은 작년(수도권 아파트 전세변동률 15.75%)에 비해 상승폭이 둔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전세주택이 보증부월세로 바뀌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고질적인 전세매물 부족문제는 여전하다. 계절적 비수기지만 서울 등 일부 지역은 아파트 전셋값이 75주(2월7일 현재) 연속 오르며 신기록 경신 중이다. 경기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이미 66%(2월7일 현재)를 돌파했다.

버블세븐 지역 등 수도권 중소형 저가 급매물은 장기화된 집값 조정으로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 게다가 봄 이사철에는 신혼부부 수요 등이 더해진다. 연내 전셋값 상승 우려감이 상존해 있는 것이다. 전셋값 상승은 결국 실수요층이 매매시장으로 옮겨가며 시장 회복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올해는 실물경제 개선과 완만한 소득 증가로 가계의 구매여력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좀처럼 안정되지 못하는 전세시장 환경이 수도권 집값 회복의 ‘넛지 효과(nudge effect)’를 불러올 수 있겠다.

○실수요자가 눈여겨봐야 할 수도권 아파트는?

다만 집값 회복은 당분간 중소형 주택규모 위주로 이뤄질 것이다. 부동산 자본이득에 대한 기대가 줄면서 실수요 위주로 재편된 소비심리와 중소형에 집중된 정부 주택소비 진작책의 양극화 때문이다. 지금은 저성장으로 집값 폭등기의 추격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시세보다 저렴한 저가 급매물, 대형보다는 중소형 위주의 접근이 필요하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11만가구)은 전년 대비 2만5733가구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중소형 (9만4728가구) 비중이 86.1%로 실수요자들이 접근할 물량이 상당하다. 6월 입주하는 서울 강남구 자곡동 래미안강남힐즈, 강서구 마곡동 강서힐스테이트 외에도 김포 래미안한강신도시 2차(6월)와 하남 미사보금자리주택(12월) 등과 같이 서울 평균 아파트 전세금(3억1415만원) 수준에서 내집이 가능한 입주대기 물량이 풍성한 편이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의 공급 대기 예정물량은 13만5553가구로 전년 대비(12만4427가구) 8.9%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눈여겨볼 주요 사업장은 서울 강남구 e-편한세상 논현경복(368가구)부터 서초구 대림아크로리버파크 2차(142가구), 강동구 고덕시영 재건축 일반분양(3658가구)까지 다양하다. 강북권은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과 용산구 한강로 일대 전면 2~3구역 재개발 사업장도 주목할 만하다. 신도시 대장주로 꼽히는 위례신도시 인기는 올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보유자금이 부족해 집을 사기 어려운 세입자라면 순수 전세만 고집하기보다 재계약 시점에 전세이율 등을 살펴 보증금과 월세를 조율하면서 집주인과 가격 교섭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서울지역의 아파트 전·월세 전환 이율(작년 12월 6.12%)은 시중 은행 금리에 비해 2배가량 높지만 월세 물량증가에 따라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함영진 <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yjham@r114.co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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