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당첨금 13억 탕진 30대男 결국…

입력 2014-03-05 17:37   수정 2014-03-06 07:08

로또복권 1등 당첨금을 4년 만에 탕진한 30대가 휴대전화를 상습적으로 훔쳐 팔아온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5일 거액의 복권 당첨금을 도박과 유흥비 등으로 탕진하고 또다시 유흥비 등을 마련하려고 휴대전화를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절도)로 황모(34)씨를 구속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해 12월 2일 오후 5시께 진주시의 한 휴대전화 할인매장에 들어가 신형 스마트폰 2대를 살 것처럼 말하고 '건너편에 내 사무실이 있는데 계약서와 스마트폰을 들고 그쪽으로 가자'고 종업원을 유인해 300만원 상당의 스마트폰 2대를 들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20일에도 진주시의 한 등산복 매장에 들어가 '점장과 친구인데 통화를 시켜달라'며 종업원 A(20)씨의 휴대전화를 받아들고는 그대로 달아나기도 했다.

황씨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영남지역 휴대전화 할인매장, 식당, 의류매장 등지에서 모두 135차례에 걸쳐 1억 3천만원 상당의 휴대전화를 훔쳤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별다른 직업이 없던 황씨는 지난 2006년께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됐다.

황씨가 받은 돈은 당첨금 18억원에서 세금을 뗀 13억여원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당시 26살의 젊은 나이에 갑자기 거액이 생긴 황씨는 강원랜드 등지에서 도박하다가 한 번에 수억원을 잃기도 했고 유흥주점을 자주 드나들며 4년 만에 당첨금을 모두 써버렸다.

흥청망청 쓰던 돈이 떨어지자 황씨는 유흥비를 마련하려고 2010년 4월께부터 절도 짓을 벌여 같은 해 6월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됐다.

이후 황씨는 도피자금과 유흥비를 마련하려고 휴대전화를 상습적으로 훔쳐 장물업자에게 팔아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1개월마다 대포차량과 대포폰을 교체하고 오피스텔과 모텔 등을 전전했으며 문신을 보이면서 조직폭력배 행세를 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황씨는 도피기간에도 또다시 복권에 당첨되는 기대를 안고 휴대전화를 훔쳐 마련한 돈으로 매주 많은 금액의 복권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경찰에 붙잡힌 황씨의 지갑에는 로또복권과 스포츠토토 등 복권 10여 장이 들어 있었다.

황씨를 조사하는 한 경찰관은 "로또복권에 관해 질문하면 황씨가 진술을 거부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아픈 기억 탓 인지 우울증 때문에 약을 먹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황씨의 여죄를 조사하는 한편 그가 훔친 휴대전화를 사들인 장물업자를 추적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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