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개발 등 기존 재탕
[ 강경민 기자 ] 서울시가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권고한 경영혁신안을 실행해 2020년까지 2조3639억원의 재정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5일 발표했다.
서울시는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SH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연구원 등 5개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맥킨지와 삼일회계법인이 지난해 3월부터 실시한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수립한 경영혁신안을 이날 발표했다. 경영혁신안은 서울시 전체 부채의 70%가 넘는 지하철공사 두 곳과 SH공사에 집중됐다.
서울시는 △수익 창출 14건 △비용 절감 6건 △재정 건전화 11건 △조직 효율화 44건 △사업구조 개편 19건 등 94개 수행과제를 통해 2020년까지 2조3639억원의 재정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지하철공사는 역사 내 브랜드 점포 확대, 지하철 광고 확대, 역세권 부동산 개발 등을 통해 7년 후 1조8500억원의 재정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SH공사는 설계기준 내 대체재 및 신공법 적용 확대 등으로 5139억원의 재정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30억원이 소요된 컨설팅에 걸맞지 않은 계획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경영혁신안 중 수익 창출을 통한 재정효과는 37.6%인 8899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무인운전 도입 및 탄력적 인력 운용 등 비용 절감과 조직 효율화에 따른 것이다.
두 지하철공사의 비효율적 인력 운용은 10여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노조 반발로 추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맥킨지는 두 지하철공사의 통합안을 서울시에 제시했지만 경영혁신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박원순 시장은 “맥킨지가 컨설팅 과정에서 공공성보다 수익과 효율성을 강조했다”며 “맥킨지 제안 내용 중 뺀 것이 많다”고 말했다.
기존 대책을 나열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역세권 부동산 개발계획은 2003년부터 진행된 사당역을 비롯해 성수역 복정역 등 모두 발표됐던 내용이다. 브랜드 점포 확대도 서울메트로가 2008년부터 중점 추진해온 사업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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