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CJ대한통운 현대중공업 등에 매도 물량 부담(오버행) 이슈가 발생했다. 회사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각기 다른 진단이 나오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매각 예정이었던 외환은행 보유 하나금융지주 주식 처분이 무산됐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이 보유한 자기주식 434만792주(지분 1.5%)를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매각을 하려했다. 하지만 저조한 수요와 가격차이 등으로 취소됐다.
블록딜 실패로 이번 매각 시도 물량 434만 주에 관한 문제가 불거졌다. 언젠가 시장에 나올 물량이란 우려에서다.
외환은행은 하나금융지주와의 합병 과정에서 하나금융지주 주식 1270만 주를 보유하게 됐다. 금융지주법상 이 주식은 합병 후 3년 내 처분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66.3%에 해당하는 840만 주가 블록딜로 매각됐고, 이번 매각 시도 물량은 나머지 잔여분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버행 해소가 아니라 오히려 잠재 오버행 부각이란 측면에서 긍정적이지 않다" 면서 "이미 예견됐던 오버행 이슈였다는 점에서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지분 11.5%에 해당하는 261만 주의 매물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날 아시아나항공은 CJ대한통운 보유 지분에 대한 담보대출계약 해지를 공시했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물량 중 약 140만 주가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앞서 대우건설도 보유 주식 122만 주에 대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은 비용 절감과 택배 부문의 질적 개선, 저가 계약물류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며 "실적 개선의 방향성을 믿는다면 오버행 이슈로 인한 주가 하락은 좋은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은 최대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서울 시장 선거 출마가 오버행 이슈를 불러왔다. 공직자 윤리법에 따르면 고위 공무원은 직무 관련 주식을 평가액 기준으로 3000만 원 이상 보유할 수 없다. 정 의원이 서울 시장에 당선되고 현대중공업과 서울 시장 업무의 관련성이 인정되면 3000만 원을 초과하는 주식을 매각하거나 금융기관에 백지신탁해야 한다.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과 서울 시장의 업무 관련성은 거의 없어 시장의 오버행 우려는 과도하다" 며 "업무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룹내 비영리 재단에 증여하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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