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기자 ] '경쟁 모델은 폭스바겐 파사트', '파사트와 경쟁하겠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중형 세단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일제히 폭스바겐 파사트(사진)를 경쟁 모델로 지목하고 나섰다.
6일 한국GM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말리부 디젤 발표회에서 폭스바겐 파사트를 경쟁 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배기량이 비슷한 디젤 엔진을 적용한 파사트가 한국 시장에서 가장 적합한 경쟁자로 판단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
한국GM 관계자는 "유럽산 엔진(독일 오펠)이 들어간 말리부 디젤과 파사트 간의 제품 조건이 비슷해 경쟁 상대로 잡았다"며 "파사트 대비 1000만원 이상 싼 가격이 말리부 디젤의 장점으로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현대자동차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LF쏘나타의 미디어 발표회에서 폭스바겐 파사트를 경쟁 상대로 비교했다.
이날 현대차는 연구소 내 충돌시험장에서 신형 쏘나타의 충돌 실험(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 '스몰오버랩' 테스트 기준)을 공개한 후, 파사트보다 쏘나타의 충돌 안전성이 더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의 개발 단계부터 자동차의 기본기(잘 달리고 잘 돌고 잘 멈추는)가 잘 닦여 있다고 평가받는 파사트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사트가 이처럼 국산차 업체들의 경쟁 상대로 언급되는 이유는 뭘까. 업계는 국내 승용 디젤시장에서 파사트가 인기를 끄는 만큼 마케팅 표적이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폭스바겐 파사트는 최근 수입차 디젤 세단의 판매 확대를 이끌어가고 있는 대표 차종이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선 4000여대가 팔리면서 판매순위 5위를 기록했다.
파사트는 배기량 2000cc급 수입 디젤 세단 가운데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나온 제품으로 꼽힌다. 소비자 가격은 3810만~4140만원. BMW 3시리즈, 아우디 A4 등 프리미엄급 동급 차량보다 1000만원가량 싼 편이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파사트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국산차 업체들이 파사트의 상품성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결과로 보여진다"며 "회사 입장에선 굳이 파사트를 경쟁차로 보는 것이 불쾌하진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주력 차종들은 모든 대중차 브랜드들이 한 번씩은 벤치마킹하는 걸로 소문이 나있다"면서 경쟁자로 부각된 이유를 평가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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