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정보관리 별도 공공기관 추진 '논란'

입력 2014-03-06 20:34   수정 2014-03-07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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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협회서 신용기능 떼내
정치권·금융위, 설립 주도
업계 "공공성 문제없다" 당혹



[ 장창민 / 류시훈 / 김은정 기자 ] 정치권과 금융위원회가 은행연합회 등 각 금융협회에서 신용정보집중기능을 떼어내 별도의 공공기관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은 개인 신용정보 조회체계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신용정보 관리 업무를 전담할 별도 공공기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각 금융협회는 이에 대해 “정부 승인과 법령에 따라 개인정보를 수집·활용해 왔기 때문에 이미 공공성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라며 “오히려 각 협회의 조직·인력·전산망 등을 분리할 경우 비용만 늘어나고 효율성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신용정보 체계 공공성 강화”

6일 정치권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기존 신용정보집중기관의 관련 조직을 떼어내 공공기관을 설립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음달까지 방안을 만들어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치권과 정부가 신용정보집중기관의 공공기관화를 추진하고 나선 이유는 신용정보 조회체계의 공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간기관인 은행연합회 등 각 금융협회가 무차별적으로 개인정보를 축적한 뒤 다시 금융회사, 신용평가회사에 제공하는 과정에서 정보 유출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지적이다.

신용정보집중기관은 신용정보법에 따라 종합 신용정보집중기관과 개별 신용정보집중기관으로 나뉜다. 종합 신용정보집중기관은 국내 모든 금융사로부터 신용정보를 받아 관리·활용하는 곳으로 은행연합회 한 곳뿐이다. 같은 업권의 금융사로부터 신용정보를 받아 관리·활용하는 개별 신용정보집중기관은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전문금융업협회, 정보통신진흥협회, 금융투자협회 등 5곳이 있다. 금융사들이 신용정보집중기관과 주고받는 정보 규모는 하루에 약 20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 수 기준으로 4400개사의 회원사를 둔 은행연합회에 쌓여 있는 개인 신용정보 건수(작년 말 누적 기준)는 1억3300만건에 이른다.

○금융 협회들 ‘비상’

은행연합회는 내심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금융위 등록 및 승인 절차를 거쳐 신용정보법에 따라 정보를 수집·활용해왔기 때문에 이미 공공성 측면에선 큰 문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협회는 이익단체가 아닌 비영리단체로 법과 제도적 테두리 안에서 개인 신용정보를 다뤄왔는데 이제 와서 문제를 삼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정치권의 논리대로 라면 1차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모든 금융사를 공공기관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공공기관화가 추진될 경우 은행연합회는 당장 조직과 인력의 40%가량을 떼어내야 할 처지에 놓인다. 은행연합회 소속 직원 약 150명 중 신용정보 업무와 관련된 직원 수는 60명에 달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공기관화가 추진되면 관련 지원 인력이 늘어나게 되고 기존 전산시스템을 분리해야한다”며 “결국 금융회사들의 분담금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생보협회 및 손보협회 등도 덩달아 좌불안석이다.

장창민/류시훈/김은정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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