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의 엔진' 공감
세계 각국 앞다퉈 투자
방대한 정보 분석해 가치 있는 데이터 찾아내고
이윤 창출해야 하는 상황
투자방향·목표설정 어려워
기업들 비즈니스모델 부심
창조경제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에 융합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로운 영역의 경제발전을 견인, 국민의 삶과 질을 향상시키는 패러다임이다. 창조경제를 견인하기 위한 동력 중 하나는 빅데이터다. 정부나 기업의 관심과 열기가 높은 이유는 빅데이터가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을 위한 새로운 활로 중 하나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 승자와 패자는 데이터가 결정할 것
빅데이터가 창조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앞다퉈 정책 마련과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맥킨지, IDC 등 글로벌 리서치 및 컨설팅 기관에서도 차세대 키워드로 ‘빅데이터’를 선정, 미래 경쟁력과 가치 창출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는 절대 버리지 않는다’고 했다. 버지니아 로메티 IBM CEO는 ‘앞으로 모든 산업에서 데이터가 승자와 패자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가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걸 방증하는 멘트다. 이처럼 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ICT의 발달과 인프라의 확대로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가 생성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발생되는 데이터와 주변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빅데이터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기대가 오히려 빅데이터를 도입하려는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빅데이터를 도입할 계획이 있거나 관심을 두고 있는 기업은 여러 가지 상황을 좀 더 찬찬히 살펴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한국IDC에서 빅데이터 및 분석 프로젝트를 추진한 국내 7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중 54%가 정량적이거나 비정량적인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어떠한 혜택도 없었다는 기업’은 26%였다. 11%는 빅데이터 도입 시 어려움으로 활용 목표에 뒤지는 결과가 나오는 것을 꼽았다.
# 가치 있는 데이터 구분 능력이 관건
IDG 산하 CIO, 네트워크월드, 컴퓨터월드, CSO, 인포월드, IT월드에서 실시한 ‘2014 빅데이터 여론 조사’의 주요 결과 중 하나인 빅데이터에 대한 투자의 어려움은 예산 부족을 가장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높은 투자 수익률(ROI)을 내는 것이 어렵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26%에 그쳐 투자 수익률은 그렇게 시급한 문제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 전문기업인 가트너는 빅데이터를 고객 서비스 개선에 활용한 기업들을 조사, 고객 서비스 개선 같은 것이 빅데이터에서 파생된 가장 큰 장점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빅데이터를 통해 얻고자 하는 가장 큰 혜택은 오히려 프로세스 효율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 회계자문사인 KPMG가 매출 6억파운드 이상인 영국 기업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기술책임자(CIO) 144명을 인터뷰한 결과, 85%는 자신들이 이미 취합한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할지 모른다고 대답했다. 54%는 빅데이터 활용의 가장 큰 장벽으로 가치 있는 데이터를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이 없다고 응답했다.
글로벌 경쟁 환경에 노출된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이윤 창출이다. 어느 기업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각 산업 분야의 기업이 저마다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를 활용, 어떻게 유의미한 효과와 이익을 얻어낼 수 있는가에 대해 명확한 방법이나 가이드라인은 없다. 기업마다 보유한 데이터와 기업의 이윤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이 달라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빅데이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고민만 하고 있을 뿐 선뜻 실행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방관만 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 빅데이터 투자방향-목표 설정부터
투자에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란 말이 있다. 수익이 클수록 위험도가 커지게 된다는 의미다. 반대로 큰 수익을 낼 수 없으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많은 기업이 파악할 수 없고 마음대로 다룰 수도 없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해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상황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노력이 치열한 상황에서 빅데이터의 활용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부분의 기업들은 빅데이터의 투자 방향과 목표 설정이 정확하지 않아서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빅데이터의 성공 사례가 잇따라 생겨나고 있지만 그 사례가 모든 기업들의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를 어떤 방법으로 활용할 것인가보다 빅데이터를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다.
이상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학기술빅데이터연구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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