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새누리의 중재요청
검토했지만 靑 먼저 거부"
靑·새누리는 "사실무근"
[ 김용준/이준혁/김선주 기자 ] 2만여명의 의사가 오는 10일 ‘하루’ 동안 집단 휴진한다. 전국 동네병원 1만5000여곳이 진료 거부에 나선다. 주요 대학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진료 의료시설은 정상적으로 문을 연다. 환자들이 대거 종합병원으로 몰려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의사들이 집단적으로 휴진하면 법에 따라 엄정 처벌하고 면허 취소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의협 “청와대가 중재안 거부”
대한의사협회는 7일 성명서를 내고 “새누리당 국민건강특별위원회와 파업 중단 등을 담은 중재안을 마련했으나 청와대에서 이를 거부해 부득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의협은 최근 새누리당과 △원격의료 시범사업 실시 △공공성을 확보한 의료제도 규제 완화 △10일 집단 휴진 철회 등에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의 중재안을 최원영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에게 보고했으나 청와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상혁 의협 투쟁위 간사는 “총파업만은 피하고자 새누리당의 중재 요청을 적극 검토키로 했지만 청와대가 거부했다”며 “청와대는 총파업으로 인해 국민에게 건강상 위험이 발생할 경우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방 간사는 이어 “수도권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도 10일 집단 휴진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속속 전해오고 있다”며 “8일 열리는 전국전공의대표자회의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의협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 문제는 사실관계로 볼 때 청와대와 관련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국민건강특위 위원장인 심재철 의원도 “중재안 논의 주체는 보건복지부 실무국장과 의협”이라고 반박했다.
◆정부 “휴진 철회해야 협상”
의협은 전국 전공의(1만7000여명) 가운데 1만명 정도가 10일부터 휴진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종합병원이 없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환자,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 물리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하는 환자,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감염환자 등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오세인 검사장)는 이날 긴급공안대책회의를 열고 의협의 집단 휴진을 불법으로 규정, 강력 엄벌하기로 했다. 의사들이 집단 휴진에 들어갈 경우 복지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이에 불응하는 의료인에 대해서는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소속 병원과 대학에도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방침이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한 불법적인 집단 휴진은 있을 수 없다”며 “불법 휴진을 철회하지 않는 한 의협과의 협상은 없다”고 못박았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과 함께 휴진을 계속할 경우 의사면허 취소 처분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의료법 위반으로 집행유예 이상 형이 확정되면 면허가 취소된다.
김용준/이준혁/김선주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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