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한있는 '준고정금리' 주택대출 나온다

입력 2014-03-09 10:23  

최소 5년간 금리 상승폭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준(準)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 오는 4~5월중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주요 은행, 상호금융사, 보험사와 회의를 열어 준고정금리 상품 출시를 협의했다. 최초 대출금리 대비 금리 상승 제한폭(금리 캡)은 대출 만기에 따라 1.5~3.0%포인트가 유력하다.

만기가 짧을수록 상승 제한폭은 작아진다. 가령 5년 만기는 1.5%포인트, 10~15년 만기는 3.0%포인트 같은 방식으로 금리 상승폭이 제한된다. 대출 시점으로부터 5년 안에 실세 금리가 1.5% 넘게 오를 경우, 변동금리 대출자와 비교해 이득을 보는 셈이다.

대출 최초금리는 현행 변동금리 대출보다는 다소 높게 책정된다. 코픽스(은행자금조달지수) 기준 변동금리 대출과 순수 고정금리 대출의 중간쯤인 연 4% 안팎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준고정금리 상품을 먼저 출시한다. 국민·농협·외환·우리은행도 상품 설계에 착수했다.

금융당국은 상호금융사와 보험사에도 준고정금리 대출을 출시하도록 주문했다.

장기 고정금리 대출인 '적격대출'을 취급하는 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는 은행들과 시기를 맞춰 5~7년 만기의 순수 고정금리 대출을 내놓을 예정이다. 5년제와 7년제 순수 고정금리 대출금리는 4% 초중반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따라 장기적으로 금리가 상승하고, 변동금리 대출의 위험이 커질 것에 대비해 고정금리 확대를 추진 중이다.

실제로 7개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말 3.59~3.96%에서 올해 2월 3.61~4.00%로 은행에 따라 최대 0.11%포인트 올랐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준고정금리 대출과 주금공이 내놓는 5~7년 고정금리 대출의 '고정금리 목표치' 인정 비율을 늘려줄 방침이다.

그러나 금융당국 의도대로 준고정금리 대출과 주금공의 단기 고정금리 대출이 얼마나 공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성패의 관건인 대출 최초금리를 가급적 낮추도록 주문하지만, 은행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역마진 우려와 헤지(위험회피)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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