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으뜸중기제품] 한일종합기계 "딱딱하게 굳은 석탄 한톨도 남김없이 담는다"

입력 2014-03-09 22:00  

고착방지형 석탄하역기 버킷

석탄 하역시 충격 이용해
굳은 석탄 터는 장치 개발
年100억원 절감 효과
보령·하동 발전소에 판매



[ 최성국 기자 ] 광주 광산구 소촌산업단지에 있는 기계설비 제조업체 한일종합기계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문구가 있다. ‘긍정적 사고는 능력을 배가시킨다’는 글이다. 46년 동안 기계설비 외길을 걸어온 이정연 회장이 직접 써 붙인 것이다.

이 회장은 “산업현장에서 평생 살며 몸으로 얻은 교훈”이라며 “끊임없는 자기혁신으로 기술선도업체로 우뚝 서게 만든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원리로 제품개발

2월 으뜸중기제품상을 받은 ‘석탄 고착방지형 연속식 석탄하역기(CSU) 버킷’은 화력발전소나 제철소 등에서 주로 쓰는 유연탄 고착현상을 해결한 제품이다. 유연탄은 해외에서 배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수분과 고열로 딱딱하게 엉겨붙어 하역 효율이 떨어진다. 예컨대 10만t의 석탄을 하역하는 데에만 통상 4~5일 걸린다. 한국동서발전의 경우 이로 인한 체선료만 연간 100억원이 넘었다.

한일종합기계는 엔지니어 20명으로 TF팀을 구성, 한 달 반 만에 석탄하역기 버킷에 ‘고착된 석탄을 자동으로 털어내는 장치’를 개발했다. 지난해 1월 충남 당진의 동서발전소 하역부두에 이 제품을 설치했다.

개발품의 원리는 간단하다. 배에서 석탄을 퍼내는 버킷 밑에 금속판을 달아놓았다. 버킷 속 석탄이 바닥으로 쏟아지는 순간 발생하는 충격을 이용해 금속판이 고착석탄을 털어내는 방식이다. 동서발전은 시간당 석탄 하역량을 700t에서 1100~2000t까지 늘릴 수 있었고 연간 120억원을 절약했다. 이 제품은 중소기업청의 성능인증을 받아 삼천포와 보령, 하동의 화력발전소 등에도 판매됐다.

◆타이어제조설비 국산화

한일종합기계 연구소에는 두드리고, 부수고, 깨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기술 개발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을 해도 용인되는 분위기다.

1968년 자동차 부속품을 공급하는 유통업체로 창업한 이 회사가 기계설비 제조업체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1980년 타이어 제조설비를 국산화하면서다. 수입에 의존해온 타이어 제조설비 대부분을 자체 개발해 금호타이어한국타이어에 납품했다.

타이어 제조는 성형 가류(압력과 열을 가하는 공정), 재단 등 기계 공업의 모든 기술이 망라된 것이 특징이다. 이 회장과 직원들이 기계와 씨름하고 부딪히며 기술을 체득한 성실함과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설비를 국산화했다.

◆“신기술 조기 활용해야”

한일종합기계는 최근 ‘석탄이송용 벨트컨베이어 낙탄 회수시스템’도 개발했다. 동서발전 내 석탄이송용 컨베이어(10㎞ 구간) 밑에 떨어져 쌓인 석탄은 연간 22만t. 문제는 이 석탄들이 작업장 온도 상승에 따라 유증기를 만들어내고 자연발화에 의한 화재사고도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서발전은 그동안 낙탄원들을 고용해 석탄을 삽으로 퍼내고 나머지는 물로 씻어냈다. 하지만 지난해 말 한일종합기계의 새 장비를 설치한 뒤 이 문제는 말끔히 해결됐다. 동서발전은 올해 초까지 진행된 시험가동을 통해 하루 800t의 석탄 회수와 낙탁원 인건비 등 연간 50억원의 예산 절감과 환경오염 해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신기술을 적용한 설비가 많이 보급돼 여러 기업의 예산 절감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이달의 으뜸중기제품’은 이메일(art@hankyung.com)로 응모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 (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2월의 으뜸중기제품 △에이스힌지텍의 모니터거치대(ET-ARM) △매직카라의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스마트카라) △원티엘의 계량기(광센싱 유량측정기) △한일종합기계의 석탄하역기(연속식 석탄하역용 버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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