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헬스케어 주식 뜬다⑦] 김형태 마크로젠 대표 "신장비 효과 2분기 본격화"

입력 2014-03-10 13:51   수정 2014-03-11 07:52

[ 한민수 기자 ] 헬스케어 주식이 달라졌다. 제약은 내수를 넘어 수출주로 진화하고 있다. 기대감이 상승동력(모멘텀)이었던 바이오 관련주들은 실적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의료기기업체들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서 고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한경닷컴]은 2014년 헬스케어 산업의 전망을 시작으로 모멘텀 부각이 기대되는 주요 종목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일루미나의 차세대 유전체 분석장비 10대를 이달 말부터 6월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달 들어오는 장비를 셋팅해 4월부터는 서비스를 시작할 생각이죠. 신장비 관련 실적은 올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입니다."

김형태 마크로젠 대표(52·사진)는 그동안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이변이 없는 이상 2014년에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전체 분석 서비스업체 마크로젠은 정부의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 사업' 추진으로 최근 주식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농촌진흥청 등 6개 부처·청이 공동으로 이번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1년까지 8년간 5788억원을 투자키로 했고, 이에 따라 국내 유전체 분석 서비스 1위 업체 마크로젠의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지난 7일 가산동 본사에서 김형태 대표를 만나 마크로젠의 올해 사업계획을 들어봤다.

◆ 신장비 도입으로 분석능력 600% 증대

마크로젠이 올해 가장 기대하는 것은 신장비 도입 효과다. 마크로젠은 연초 일루미나의 차세대 유전체 분석시스템 '하이섹 엑스 텐(HiSeq X Ten Sequencing System)' 10대에 대한 우선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일루미나는 세계 1위의 유전체 분석장비 업체다.

이 제품은 기존 일루미나 주력 제품인 'HiSeq 2500'보다 성능이 10배 이상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연간 2500명 이상의 유전체를 분석할 수 있고, 분석 비용도 1000달러 이내로 낮출 수 있다. 신장비 도입이 완료되면 마크로젠의 유전체 분석 서비스 역량은 600% 이상 증대된다. 지난해 유전체 분석 사업의 매출 비중은 약 87%였다.

김형태 대표는 "기존 하이섹 2500 장비는 600기가~700기가바이트의 정보를 분석하는 데 11.5일이 걸렸지만, 엑스텐은 1.8테라~2테라바이트를 2.7시간 만에 도출할 수 있다"며 "벌써 신규 장비 서비스에 대한 선주문이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분석 소요시간이 짧아지고, 비용 역시 낮아져 관련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김 대표는 보고 있다.

또 일루미나의 차세대 장비를 우선 도입키로 한 세계 4곳의 업체 중 상업기관은 마크로젠이 유일해 시장 선점 효과도 기대된다.

김 대표는 "기존 장비의 역할을 신장비가 모두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에 기존 장비 역시 일정대로 돌아간다"며 "기존 장비는 지난해 초부터 거의 풀가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장비의 풀가동 체제 진입은 유전체 분석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 증가와 마크로젠 내부의 촘촘한 가동일정 조율 덕분이었다. 신규 장비에 대한 선수주분도 현재 일정조율이 진행되고 있다.

◆ "정부, 유전체 분석 사업 추진 긍정적"

유전체 분석 서비스는 대부분 연구용이기 때문에 정부의 포스트게놈 프로젝트도 마크로젠에 긍정적이다.

김 대표는 "마크로젠의 주요 고객은 연구자"라며 "정부의 투자로 연구비가 많아지면 서비스 공급자인 마크로젠에도 요청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전체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마크로젠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100% 자회사 MCL(Macrogen Clinical Laboratory)은 올해 임상진단 시퀀싱(sequencing·염기서열 분석) 서비스의 본격화로 흑자전환을 목표하고 있다. 마크로젠의 지난해 연결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84억원과 7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MCL의 적자로 인해 전년 대비 33% 감소한 35억원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마크로젠의 2014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전년 대비 30%와 173% 증가한 630억원과 95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680억원의 매출과 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 중이다.

김형태 대표는 "세계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매달 한 번 혁신회의를 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며 "개인적 목표는 2년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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