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삼성-LG-팬택, 이통사 최장 영업정지 '내수 한파'

입력 2014-03-10 13:55   수정 2014-03-10 15:47

삼성전자 '갤럭시S 5', 영업정지 한가운데 글로벌 출시…"예정대로"
LG전자 'G프로2' 초반 흥행 '찬물' …워크아웃 팬택 '울고 싶어라'




[ 김민성·김효진 기자 ]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상반기 내수 시장 공략에 제동이 걸렸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불법 보조금 과당경쟁으로 오는 13일부터 영업정지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통업계 영업정지 처분 가운데 역대 최장인 45일씩이다. 오는 5월19일까지 이동통신사 3개사 중 2개사가 돌아가는 방식으로 총 68일간 계속된다. 신규 가입 및 통신사간 번호 이동, 기기 변경 등이 모두 금지된다. 파손, 분실이나 24개월 이상 단말기 사용자에게만 기기변경을 허용한다.

이통사를 통해 스마트폰을 개통, 판매하는 제조사는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꺾인 시점에 내수 시장마저 규제 이슈로 두달 넘게 꽁꽁 얼어붙는, 이른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형국이다.

◆ 삼성전자 '갤럭시S 5' 출시일, 영업정지 한가운데 "예정대로 출시"


국내 1위 삼성전자는 예상치 못한 '영업 정지' 암초에 부딛힌 분위기다. 오는 4월11일 글로벌 최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 5' 출시를 지난달부터 공언해왔다. '갤럭시S' 시리즈는 특히 국내 시장 인기가 높기 때문에 '갤럭시S 5'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

그러나 출시일이 영업 정지 기간 한가운데 놓이면서 초반 흥행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대대적 신규 개통이나 기기 변경을 할 수 없는 탓이다. 이통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다음달 5일부터 5월 19일까지 45일 연속으로 영업이 정지된다. KT는 13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45일, LG유플러스는 2차례로 나눠 영업정지에 들어간다. 1차는 이달 1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23일, 2차는 다음달 27일부터 5월 18일까지 22일간이다.

'갤럭시S 5' 출시인인 다음달 11일 영업이 가능한 이통사는 LG유플러스 뿐이다. 하지만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약 80% SK텔레콤과 KT가 보유하고 있다. 양대 이통사 영업정지 기간 한복판에 출시일이 놓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TV·신문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을 언제 얼마만큼 집행해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출시에 맞춘 흥행 몰이를 전개해야 하지만 개통도, 기기 변경도 할 수 없는 소비자 반응은 냉담할 수 밖에 없다. '갤럭시S 5' 출시일을 미뤄야하느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는 예정대로 출시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 5'는 국내 시장만이 아닌 전세계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는 기종"이라며 "글로벌 시장에 약속한대로 4월 11일 출시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다.

◆ LG전자 'G프로2' 초반 흥행 '찬물' …워크아웃 팬택 '울고 싶어라'

국내 2위 업체 LG전자도 고민이 깊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보다 내수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국내 판매를 시작한 프리미엄 'G프로 2'를 필두로, 상반기 'G2 미니', 'L시리즈 3' 등 라인업 확대도 추진 동력을 일부 상실했다.

LG전자는 올해 무선사업 분야 수익성 및 성장성을 강화해 글로벌 3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입지를 굳힌다는 포부다. 하지만 올 첫 야심작인 'G프로 2'가 출시 20여일만에 영업정지 유탄을 맞으면서 초반 흥행에 김이 빠지고 있다.

전작 G프로는 지난해 국내 출시 4개월 만에 판매량 100만대를 넘는 '밀리언셀러'로 등극했다. 하루 평균 1만대 가량 꾸준히 팔린 결과였다. 'G프로2'는 68일에 걸친 영업정지로 100만대 돌파까지 수개월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단말기유통구조 개선법 도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신속 도입으로이통시장 보조금 과당 경쟁 및 부작용을 서둘러 해소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조성하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무선사업부 한국영업담당 부사장은 "국내 이통시장은 세계적으로 유통 구조가 특이하고 이통 사업자간, 제조사 간 경쟁 등이 치열하다"며 "정부에서 추진하는 단통법이 본래 취지에 맞게 빨리 도입돼 이같은 부작용을 빨리 정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2차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돌입한 팬택은 가장 큰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난에 따른 사업재편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국내 내수시장에 '올인'하는 전략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팬택은 '베가 시크릿 노트' 및 '베가 시크릿 업' 등 제품을 매달 20만대씩 팔아 경영정상화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영업정지 68일간 판매량은 반토막 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통 3사 영업정지로 월 스마트폰 판매량이 3분의 1로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상 시장에서는 월 150만대를 개통했지만 영업정지 중에는 월 50만대도 버겁다는 예측이다. 팬택 월 목표치 20만대는 국내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해야한다는 의미여서 현실적으로도 어렵다.

팬택은 지난주 영업정지 결정 전 미래부를 직접 방문해 1개 이통사 영업정지 및 영업정지 기간 중 기기변경은 허용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회생 기로에 선 팬택이 절박한 심정을 피력한 셈이지만 정부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팬택은 올 4월 말이나 5월 초 신제품 '베가 아이언2'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시기가 역시 영업정지 기간과 겹치기 때문에 최종 출시는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게획이다. 팬택 관계자는 "출시 시기가 영업정지 후반기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할 수 밖에 없다"며 "경험해본 적 없는 최장 영업정지이기 때문에 이통사와 최대한 협업해 난관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3일 이통 3사에 대한 추가 영업정지 제재를 결정한다. 이통사는 최장 영업정지가 확정된만큼 추가 영업정지가 아닌 과징금 처분이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김효진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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