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동 기자 ]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인 홈앤쇼핑이 개국 2년 만에 취급액에서 NS홈쇼핑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취급액이란 유통업체가 소비자에게 판매한 상품 금액의 총합으로, 실제로 고객에게 얼마나 많이 판매했느냐를 보여주기 때문에 유통업체의 규모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사용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앤쇼핑의 지난해 취급액는 1조1400억 원으로 NS홈쇼핑의 취급액(1조1200억 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홈앤쇼핑은 2012년 1월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출범, 개국 3개월 만에 취급액 1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업계 최저 수수료라는 '당근'을 내세워 우수 중소기업 제품을 꾸준히 확보한 홈앤쇼핑은 2012년 취급액 7000억 원을 달성하며 NS홈쇼핑을 무서운 속도로 뒤쫓았다.
2013년 12월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의 홈쇼핑 판매수수료율에 따르면 홈앤쇼핑은 계약 수수료 기준 지난해 평균 판매수수료율 31.5%로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다른 홈쇼핑사보다 1~5% 낮은 수치다.
개국 첫 해에 모바일, 카탈로그 등 플랫폼을 공격적으로 늘려나간 홈앤쇼핑은 NS홈쇼핑이 12년 만에 달성한 취급액 1조 원을 개국 1년11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돌파한 끝에 연간 취급액을 앞질렀다.
반면 NS홈쇼핑은 농수산물 유통 확대라는 설립 취지에 발목잡히며 결국 홈앤쇼핑에 5위 자리를 내줬다.
업계에선 NS홈쇼핑이 분기 기준으로 식품방송을 60% 이상 편성해야 하는 방송 인허가 기준 때문에 비효율적 편성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지지부진한 성장의 이유로 꼽았다.
홈앤쇼핑도 정부로부터 '중소기업 제품 편성비율 80%'라는 인허가 기준을 적용 받고 있지만, 식품부터 의류까지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는 홈앤쇼핑과는 달리 NS홈쇼핑은 제한된 상품 운용을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다른 홈쇼핑 업체들이 제3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패션·잡화 상품을 내세워 최근 3년간 취급고 기준 연평균 20% 이상씩 성장할 때 NS홈쇼핑은 10%대 초반 성장하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체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적정 시간대에 시청자들을 공략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식품 방송으로 편성해야 하는 NS홈쇼핑은 그런 면에서 불리하다"며 "홈앤쇼핑과 격차는 갈수록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