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소득 감추기보단 절세전략으로 전환을"

입력 2014-03-10 21:12   수정 2014-03-11 04:23

임대사업자 등록땐 종부세 면제
재산세는 면적별로 감면



[ 이현일 / 이현진 기자 ]
오피스텔 투자자들이 정부의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에 따른 임대소득 과세 확대 방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올해부터 월세 세액공제 제도가 도입되면서 세입자들이 오피스텔 전입신고에 나서고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오피스텔은 주거용으로 분류돼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다주택자로 분류된다. 그동안 오피스텔 투자자 상당수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오피스텔을 업무용으로 등록하거나 신고하지 않았다. 작년 국세청이 오피스텔을 사업용이 아닌 주거용으로 임대한 사실을 적발해 추징한 부가세만 108억원에 달한다.

◆세금 늘어나는 집주인

현장에서는 전입신고를 두고 세입자와 집주인 간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노고산동의 르메이에르타운 오피스텔에 사는 직장인 이현수 씨(27)는 지난달 월세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중개업소를 통해 집주인에게 전입신고를 해도 되는지를 물어봤지만 “차라리 다른 데로 이사 가라”는 대답을 들었다. 중개업소에서도 “전입신고를 하면 집주인은 안 내도 될 세금을 수백만원까지 내야 하는데 재계약하겠느냐”며 이씨를 말렸다.

업무용으로 신고하거나 신고를 하지 않고 오피스텔을 2~3실 이상 보유한 투자자들은 세입자의 전입신고로 사실이 드러나면 3주택자로 간주된다. 3주택자는 월세 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소득세 종합과세 대상이 되며 은퇴자일 경우 건강보험 피부양자 지위도 박탈돼 매월 수십만원의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 또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도 크게 늘어나고 환급받은 부가가치세도 반환해야 한다.

◆임대사업자 등록이 유리

전문가들은 여러 실의 오피스텔을 보유한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전국의 월세 가구는 348만9792가구(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달하지만 작년 월세 소득공제를 이용한 가구는 5%에도 못 미치는 9만3470명에 불과했다.

앞으로 국세청의 세금 추징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은 그래서 나온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소득세는 내지만 임대용 주택이 주택 수 계산에서 빠지고 재산세는 면적별로 감면된다. 종합부동산세(전용 149㎡ 이하·6억원 이하)는 전액 면제된다. 추가로 임대소득에 대한 소득세도 일부 감면된다. 다만 사업자 등록을 하면서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등이 늘어나게 된다면 비용을 종합적으로 따져 월세를 전세로 전환하는 것도 세금을 줄이는 방법이다. 전세는 전용면적 85㎡ 초과, 기준시가 3억원을 초과하는 3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보증금 합계가 3억원을 초과할 경우 과세 대상이다.

임성환 알리안츠생명 WM센터차장은 “임대소득을 정확하게 신고하지 않은 임대인들이 앞으로 세무당국에 드러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차라리 세금 납부를 전제로 자산을 재편성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이현일/이현진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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