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안재석 기자 ] 일본의 지난 1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엔화 약세와 원전 가동 중단으로 연료 수입액이 급증해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한 탓이다. 작년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하향 조정되며 1%(연율 기준) 밑으로 떨어졌다. 잘나가던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양상이다.
일본 재무성은 1월 경상수지가 1조5890억엔의 적자를 나타내 작년 1월(3484억엔 적자)보다 4배 이상 적자폭이 커졌다고 10일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1억4000억엔)보다도 2000억엔 가까이 많은 규모다. 일본의 경상수지는 작년 10월 이후 4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의 주범은 무역수지 악화다. 일본의 1월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인 2조3454억엔 적자를 냈다. 엔저(低)로 인한 수출 증대 효과는 미진한 반면 수입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1월 수출 금액은 5조5167억엔으로 전달보다 7.3% 감소했고, 수입은 7조8620억엔으로 12.3% 증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경상적자와 재정적자가 동시에 나타나는 ‘쌍둥이 적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동시에 발표된 작년 4분기 GDP 증가율 최종치는 0.2%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0.3%)보다 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