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한국경제, 규제 개혁 절실…올해 3.7% 성장" KDI

입력 2014-03-11 09:37   수정 2014-03-11 09:43

[ 이지현/박희진 기자 ]
"한국 경제는 고꾸라지느냐, 싱가포르와 홍콩처럼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냐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한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선 구조개혁이 절실합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사진)은 11일 서울 63빌딩에서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열린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이같이 한국 경제를 진단했다. 김 원장은 '한국경제의 전망과 정책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는 "소득 3만 달러 수준에서 이렇다 할 성장을 하지 못하고 정체된 선진국들이 존재한다"며 이탈리아를 예로 들었다. 한국이 이탈리아의 수순을 밟지 않기 위해선 규제 개혁과 대외 개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성장 역시 이 둘이 핵심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김 원장은 "싱가포르는 1980년대 말 중국의 추격을 받자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중요한 발표를 했다" 며 "정보통신(IT)사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것과 서비스산업에서 돈을 벌겠다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싱가포르 중앙은행과 정부는 금융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감독 규제 정책을 선진화하는 노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혁신을 가로 막는 최대 걸림돌을 물은 KDI 설문조사에선 정치(15%)와 부정부패(11%)가 1, 2위로 꼽혔다고 소개했다.

김 원장은 "이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기득권 집단의 지대 추구(rent seeking) 행태가 우리 사회의 불공정을 초래하고 우리 경제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 이라며 "정부는 소수 이익집단에 끌려 다니지 말고 말없는 다수에 귀를 기울이면서 단호하고 결단력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대 추구란 경제 주체들이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자원을 낭비하는 행위를 말한다.

올해 한국 경제는 내수와 수출이 모두 개선돼 3.7%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올 상반기에 3.9%, 하반기에 3.5%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소비는 경기 회복으로 소득이 증대되는 가운데 원화가치 상승으로 연간 3.6% 증가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 투자도 대내외 경기 개선에 따른 투자 수요 확대로 2013년 2.5% 감소에서 2014년 8.4% 증가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경닷컴 이지현/박희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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