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증시 전망이 엇갈렸다.올해도 증시 불황이 이어질 것이란 예측과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맞섰다.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계 CEO 간담회엔 업계 대표 80여 명이 참석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 손복주 토러스투자증권 대표,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 정해영 한양증권 대표 등이 '아침 공부'를 위해 찾았다. 금융투자협회가 주최한 이번 간담회에선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한국경제의 전망과 정책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간담회 전 기자와 만난 대표들은 올해 업황에 대한 의견을 털어놨다. 증시 전망을 다소 어둡게 내린 CEO들은 기업 실적에 주목했다. 기업의 저조한 실적이 여전히 올해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대표는 "지난해 삼성전자, 현대차마저 수익성이 급락했다" 며 "올해 기업 실적 전망도 좋지 않아 증시는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주식 투자를 할 땐 증시가 좋고 나쁘냐 보단 기업 자체를 평가해야 한다"며 올해 증시 전망이 좋지 않더라도 주식 투자에 나서라고 언급했다.
그는 "증시가 좋아도 어려운 기업이 있는가 하면 증시가 나빠도 성장하는 기업은 있다" 며 "증시 분위기에 따라 단기적으로 매매하기 보단 최소 5년을 바라보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주식은 도박이 아니라 기업의 일부를 사는 것"이라며 젊은 세대의 투자를 독려했다.
그는 "은퇴자금 마련을 위해서 주식 만한 것이 없다" 며 "증시가 좋든 나쁘든 기업의 성장성을 보고 월급을 조금씩 떼어 투자하라"고 말했다.
올해 증시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의견도 나왔다.
정해영 한양증권 대표는 "올 2분기, 4월부터 주식시장이 좋아지지 않겠어요"라며 밝은 표정으로 웃었다. 진재욱 하나UBS자산운용 대표도 "아직까진 희망적으로 바라본다" 며 "기존 예상 밴드인 코스피 1900~2100선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찬수 KTB투자증권과 임재택 아이엠투자증권 대표 등은 국내 업황을 묻는 질문에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경닷컴 이지현/박희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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