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1(채혼)' 펀드의 운용순자산이 1조219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설정액도 1조174억원을 기록했다.
단일 퇴직연금 펀드 수탁고가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업계 최초다.
한국밸류운용은 다른 주요 운용사에 비해 퇴직연금 시장에 한발 늦게 뛰어든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덩치를 키워나가고 있어 눈에 띈다.
현재 수탁고 상위권의 다른 펀드들은 퇴직연금 시장이 열린 2006년 1월에 설정된 펀드가 대부분이지만, 그해 2월 설립된 한국밸류운용은 2007년 6월에야 퇴직연금 펀드를 내놓았다.
한국밸류운용이 퇴직연금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초부터다. 가치주 펀드의 부상으로 한국밸류운용의 수익률이 다른 운용사들을 앞지르면서부터 퇴직연금 자금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2012년 말 3600억원대에 불과했던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채혼) 펀드의 설정액은 1년여만에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금대기 한국밸류운용 경영관리실장은 "저평가된 가치주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한국밸류운용의 스타일이 퇴직연금의 성격과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펀드의 3년 수익률은 25.63%, 5년 수익률은 79.55%로 유형 평균 수익률을 각각 15.5%포인트, 38.12%포인트 앞서는 양호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퇴직연금 펀드 시장에서는 특정 펀드에 자금이 집중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탁고가 1000억원을 넘어서는 펀드는 8개에 불과하다.
한국밸류운용의 펀드 외에도 수탁고 상위의 퇴직연금 펀드들은 장기 수익률이 우수한 펀드가 대부분이다.
순자산 7000억원의 'KB퇴직연금배당40자(채혼)C' 펀드나 3300억원 규모의 '삼성퇴직연금코리아대표40자1(채혼)' 펀드의 5년 수익률은 각각 89.67%, 52.79%로 유형 평균 수익률인 39.34%를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직장을 다니는 동안 꾸준히 적립을 한 후 은퇴 이후 수령을 하는 초장기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퇴직연금상품 투자의 성패를 가른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펀드 시장은 앞으로 크게 성장할 전망이어서 앞으로도 운용사들의 격전이 예고되고 있다.
최근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확정급여형(DB)의 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회사들의 적립금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 이에 DB형에서 확정기여형(DC)으로 전환을 유도하는 기업체들이 많아지고 있어 펀드에 대한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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