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파사트 등 수입차 히트상품 소비자 선호 높아져
일본차도 가격인하 공세···연내 '마이너 체인지' 캠리 출격
[ 김정훈 기자 ] # 강북구 창동에 사는 안재영 씨(41·가명)는 올 봄 폭스바겐 파사트를 구매하려 했으나 최근 LF쏘나타가 나온다는 소식을 접한 후 뭘 살지 고민중이다. 2008년 NF쏘나타 트랜스폼을 구입한 그는 "차를 바꿀 때가 됐는데 요즘 주변에서 폭스바겐을 많이 타는 것 같아 파사트도 쇼핑리스트에 넣었다"고 말했다.
# 그랜저TG를 타고 있는 50대 직장인 최모씨는 LF쏘나타 잠재 고객이다. 그는 "쏘나타 신모델이 잘 나왔던데, 쏘나타 정도면 실내 공간도 넓은데 굳이 그랜저를 탈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구매 의사를 밝혔다.
오는 24일 출시 예정인 신형 쏘나타 바람에 중형급 승용차 구매자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기존 국산 중형 4종(쏘나타·K5·말리부·SM5)에 3000만원대 수입산 승용까지 종류가 많아지면서 예전보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
LF쏘나타의 확정 가격표를 기다리고 있는 안씨는 "똑같은 차만 타는 게 지겨울 것 같아 다른 차도 알아보는 중"이라면서 "국산차 가격이 많이 올라 폭스바겐 전시장도 다녀왔다"고 했다.
이달부터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의 사전 예약자를 받으면서 중형급 세단 경쟁이 가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GM도 최근 말리부 디젤을 업계 예상치보다 낮은 2700만~2900만원에 내놓고 판매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유럽산 엔진을 쓰는 말리부 디젤은 유럽 시장에서 동급으로 평가하고 있는 폭스바겐 파사트보다 1000만원 가량 저렴해서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입차 시장의 히트상품이 가세하면서 국산차 영업점도 이전보다 차를 팔기가 수월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000만원대 수입 세단 중 가장 많이 팔린 파사트는 국산차 고객까지 끌어들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심지어 일본차 업체들은 배기량 2500cc급 중형 세단의 차값을 3000만원 밑으로 깎아주면서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국닛산 딜러점은 3350만원에 판매하는 알티마 2.5를 2800만원까지 낮춰 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주력 트림이 2000만원 후반인 국산 중형차와 가격 차이가 사라진 셈.
지난해 한국도요타도 3370만원짜리 캠리 가격을 300만원이나 낮춰 판매 효과를 톡톡히 봤다. 도요타는 연내 '마이너 체인지' 캠리도 한국 시장에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YF쏘나타 시절보다 지금의 LF쏘나타는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자들이 너무 많아졌다"며 "5년 전보다 수입차 시장이 성장한 측면을 보면 현대차가 쏘나타 판매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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