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세계 최초 웹사이트는 CERN 소개사이트\
(3) 웹에 처음 올라간 사진은 밴드 멤버
(4) 웹에서 처음으로 팔린 건 피자
(5) 국내 첫 도입한 사람은 허진호 크레이지피쉬 대표
[ 박병종 기자 ]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며 냉전 종식의 원년이 된 1989년, 세계를 하나로 묶어줄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났다. 인터넷 대중화의 결정적 역할을 한 월드와이드웹(WWW)의 탄생이다.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 웹브라우저 주소창에 입력하는 WWW가 12일로 탄생 25주년을 맞았다. WWW란 인터넷상에 흩어져 있는 온갖 종류의 정보를 동일한 표준으로 서로 연결할 수 있게 만든 서비스다. 줄여서 ‘웹(web)’이라고 부른다. 세계 네티즌들은 거의 매일 웹을 이용하지만 웹에 대해선 모르는 사실이 많다. 25살 생일을 맞은 웹의 잘 알려지지 않은 진실 다섯 가지를 추렸다.
첫째, 웹의 탄생지는 통신기술업체가 아니라 물리학 연구소다. 1989년 스위스 제네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신참 프로그래머 팀 버너스리(사진)가 노트에 끄적여 놓은 개념도가 시초가 됐다. 당시 노트를 본 그의 상사 마이크 센달은 “말도 안 되지만 재미있다”며 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컴퓨터 넥스트(NeXT)를 내줬다. 얼마 뒤인 1989년 3월12일 버너스리는 WWW의 기본개념을 공식 제안하며 웹을 탄생시켰다. 이듬해인 1990년, 그는 최초의 WWW 웹브라우저를 만들었고 이때 사용된 넥스트 컴퓨터는 최초의 웹서버가 됐다.
둘째, 세계 최초의 웹사이트는 CERN의 연구내용을 소개하는 사이트(www.info.cern.ch)로 1991년 만들어졌다. 애초에 웹을 만든 목적이 고에너지 물리학계의 국제적인 정보와 자료를 교환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이후 1993년 CERN이 저작권이나 사용료를 요구하지 않고 WWW 기술을 세계에 무료로 배포하면서 인터넷 대중화의 전환점이 됐다. 이 기술 이전의 인터넷은 사용법이 복잡하고 어려워 대부분 연구소나 정부기관에서만 사용됐다.
셋째, 웹에 처음 올라간 사진은 CERN 소속 여비서로 구성된 아마추어 보컬 밴드 ‘레 오라블 세레네테’ 멤버 네 명의 모습이다. 버너스리는 새로 개발한 인터넷 이미지 업로드 시스템을 시험해보기 위해 급하게 테스트용 사진을 찾다가 우연히 이 사진을 발견하고 업로드했다. 그 덕에 프랑스어로 ‘무서운 CERN의 소녀들’이란 뜻의 이 밴드는 인터넷에 데뷔한 세계 최초의 보컬 밴드가 됐다.
넷째, 웹에서 처음으로 팔린 물건은 버섯과 치즈를 넣은 피자헛의 페퍼로니 피자였다. 신기술에 발빠르게 대응한 피자헛은 1994년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피자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1995년 아마존과 이베이 등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이 웹에 둥지를 틀면서 전자상거래 시대가 열렸다.
다섯째, 국내에 웹을 처음 소개한 사람은 국내 벤처 1세대로 꼽히는 허진호 크레이지피쉬 대표다. 1995년 ‘아이네트’라는 인터넷망서비스기업(ISP)을 통해 국내 최초로 웹을 상용화했다.
앞서 국내에 인터넷을 처음 소개한 사람은 허 대표의 스승인 전길남 KAIST 명예교수다. 그는 1982년 5월15일 경북 구미시 전자기술연구소(KIET·현 한국전자통신연구소)와 서울대 전자계산기공학과(현 컴퓨터공학과) 연구소 간 인터넷 연결을 성공시켰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터넷이 개통된 순간이었다. 미국 UCLA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근대화에 뒤처진 고국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이 들어와야 한다고 판단했다. 국내에 들어와 3년간의 노력 끝에 인터넷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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