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TA포럼 만드는 연기영 동국대 교수 "민간 차원에서 스포츠·엔터 분쟁 해법 찾겠다"

22일 창립총회…각계 40여명 참여
이에리사·이연택·지철호 씨 등 회원
스포츠·엔터·미디어·관광 분쟁 망라
법원에 가기 전에 사전 협상·알선


[ 유재혁 기자 ]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관광 4개 분야에서 쏟아지는 분쟁을 법원까지 가지 않고 민간 차원에서 신속하게 해결하는 기구가 필요합니다. 송사 3년이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도 있는데 이쪽 분야에서 수년간의 소송으로 사람들이 폐인이 될 정도예요.”

오는 22일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열리는 한국스포츠엔터미디어관광중재포럼(SEMTA) 창립총회에서 초대 회장에 취임하는 연기영 동국대 교수(62·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 명예회장)는 포럼 출범 배경을 이렇게 말했다.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 이학래 세계스포츠법학회 수석부회장, 이연택 전 대한체육회장, 김설향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 지철호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김규범 금강탱크터미널 사장, 이상철 한국첨단기술경영진흥원 부회장 등 40여명이 이 포럼 회원이다. 이장호 서울변협스포츠법연구회장, 김병수 세퍼드멀린 한국지사장, 이윤남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등 법조계 인사도 참여한다.

연 교수는 “스포츠 분야에서 도핑 심판판정 선수자격문제 수뢰사건 등을 24시간 내 해결하는 상시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기구인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한국지부도 빨리 설립해야 한다”고 했다.

분쟁해결 기구는 정부가 아니라 민간인이 운영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다. 스위스 로잔에 있는 CAS는 선수대표와 공익위원 등 16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는 9000억원대 체육기금 등을 지원받아 민간기구를 운영·설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류현진 선수는 인기 연예인 같은 스타예요. 스포츠가 엔터테인먼트화되면서 유명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들의 계약 내용과 분쟁 상황이 비슷해졌어요. 스타들은 퍼블리시티권(인격표지권)을 보호받아야 하거든요.”

스포츠·엔터 분야와 밀접한 미디어·관광 분야도 연 교수의 관심사다. “항공기 호텔 교통 가이드 등 여러 계약이 얽혀 있는 종합예술인 관광사업에도 분쟁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홈쇼핑 포털 등 미디어에서 쇼핑을 하면서 불거지는 상품 계약 분쟁과 인터넷 도메인 분쟁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나 이쪽에는 변변한 중재기구가 없어요.”

연 교수는 재판외분쟁해결(ADR) 제도를 도입하자고 했다. ADR은 법원에 가기 전에 먼저 협상·알선 등을 통해 견해차를 줄이고, 그것이 안 되면 법적 구속력을 갖는 중재·조정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제도다. 일본에서는 이미 시행 중이며 관련법도 있다. 그는 “ADR이 정착되면 법원 업무가 절반으로 줄어들고 인권 신장과 사회 통합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