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한국토지신탁, 최대주주 vs 2대주주 '기싸움'

입력 2014-03-14 08:01  

[ 정혁현 기자 ] 오는 21일 열리는 한국토지신탁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건을 두고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 최대주주에 오른 엠케이인베스트먼트(이하 엠케이) 측의 경영권 확보 시도와 이를 막으려는 2대주주 아이스텀앤트러스트(이하 아이스텀) 측의 저지 노력이 첨예하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 주총 안건으로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1명을 뽑는 이사 선임 건이 포함됐다. 사내이사 후보에는 최윤성 엠케이전자 대표 등 4명이, 사외이사 후보에는 장필준 씨 등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엠케이 측의 주주 제안으로 최 대표와 구자균 엠케이인베스트먼트 사외이사가, 아이스텀 주주 제안으로 한국토지신탁 본부장인 주형유, 류혁 씨가 각각 사내이사 후보에 올랐다. 사외이사에는 엠케이 측 후보가 2명, 아이스텀 측 후보가 4명 이름을 올렸다.

이사 선임은 집중 투표 방식으로 이뤄진다. 집중 투표제는 선임 이사 명수대로 주당 2표씩 배정된다. 사내·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표를 행사해 사내이사 후보 중 최다득표자가 사내이사로 선임되고, 사외이사 후보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사외이사로 결정된다.

엠케이(지분 34.78%) 측과 아이스텀(31.42%) 측 지분이 엇비슷해 전략적 판단을 한다면 한 자리씩 나눠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양측 모두 사내이사 선임에 사활을 걸었다. 두 주주간 기싸움이 팽팽하게 전개되고 있는 배경이다.

지난 6일 한국토지신탁은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했다. 주형유 후보를 사내이사로 선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주 후보는 아이스텀 측이 주주제안으로 내세운 후보다.

한국토지신탁은 "주 후보는 현재 회사의 신탁사업1본부장으로서 재임 중에 있으며 후보의 경력 및 능력을 감안할 때 회사의 사내이사로서 충실한 업무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엠케이 측은 다음날 맞불을 놓았다. 엠케이도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했다. 엠케이는 "한국토지신탁의 현 이사회 구성원 7명 중 5명은 전 최대주주인 아이스텀이 선임했다"며 "엠케이는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적법하게 최대주주 승인을 받았지만 한토신 이사회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엠케이 측은 현재 경영진이 자신들을 선임한 아이스텀의 이익을 위해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 한국토지신탁이 자사주 신탁계약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3.59%)을 아이스텀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상대방에 이사회 결의 없이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는 것. 엠케이는 이사회 구성의 균형을 통한 견제장치 없이 유사한 행위의 재발을 막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엠케이는 경영권 확보를 위한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최윤성 엠케이전자 대표는 한국토지신탁 사내이사 선임 시 엠케이전자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엠케이는 엠케이전자의 자회사다.

엠케이 관계자는 "엠케이전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한 결정은 그만큼 한국토지신탁 경영권 확보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엠케이와 아이스텀 측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건 지난해부터다. 엠케이는 지난해 아이스텀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엠케이전자는 PEF '리딩밸류2호'를 통해 한토신 지분 34.78%를 확보했다.

아이스텀은 지난해 4월 펀드기간이 만료돼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같은 해 9월 칸서스자산운용과 소셜미디어99가 출자한 이니스텀PEF에 보유 지분을 양도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칸서스자산운용 측이 계약금을 제때 치르지 못해 계약은 무위로 돌아갔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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