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민 기자 ] 서울 지하철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의 화장실 입구에는 양쪽 벽에 귀여운 동물과 놀이공원 등의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화장실 스피커에선 쉴새없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요가 흘러나온다.
유아를 동반한 부모가 자녀와 함께 쓸 수 있는 화장실도 한쪽에 마련돼 있다. 인근 능동에 어린이대공원이 있어 역을 찾는 어린이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화장실을 디자인했다는 게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지하철 1~8호선에 있는 화장실 289곳 중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을 비롯한 고급·이색 화장실 10곳을 14일 소개했다.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2008년부터 역사 내 화장실 개선 공사를 벌여왔다. 주변의 역사·문화적 특징을 반영해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내부 디자인을 고급화하는 등 호텔 화장실에 버금가는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5·8호선 천호역은 유동인구가 많고 주 이용층이 20~30대라는 점을 고려해 화장실 내 기둥을 활용해 중앙 세면대를 도입, 세련된 느낌을 강조했다. 대학생들의 이용이 많은 2·7호선 건대입구역은 도자기 형태의 세면대와 전통적 색채의 타일로 꾸민 파우더룸을 만들었다. 밝은색의 마감재와 유리장식을 사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2호선 한양대역은 주 이용층인 대학생들이 잠시나마 기분전환을 할 수 있도록 나무 장식으로 푸른 숲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꾸몄다. 5호선 영등포시장역과 종로3가역, 1호선 시청역은 이용인원이 많은 점을 고려해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곳곳에 마련했다.
지하철 역사 주변의 역사·문화·산업 특징을 살린 화장실도 있다. 가구거리가 있는 5·7호선 군자역 화장실은 자작나무로 장식한 벽면 등 전체적으로 가구점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꾸몄다. 2호선 영등포역은 과거 섬유산업 중심지답게 조각보를 형상화한 문양을 활용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