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전성시대 맞았다, 금융계 언론계 이어 정계도 두각… '고모' 지고 '연인' 뜬다

입력 2014-03-16 10:14   수정 2014-03-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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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인맥이 뜨고 있다. 올 초부터 금융계와 언론계를 중심으로 정·재계에 연세대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연세대가 전통적 강세를 보여 온 상경계열·미디어 분야가 힘을 발휘했다. '튀지 않는 학풍'에 유연하고 합리적인 스타일이 장점으로 꼽힌다.

◆ 금융계 뉴트렌드 '고모 지고 연인 뜬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금융계다. 이달 3일 한국은행 총재로 내정된 이주열 후보자(경영 70)와 김한조 외환은행장 내정자(불문75)가 금융계 최고경영자(CEO)로 전면에 나서게 됐다.

올 초 IBK기업은행 사령탑에 오른 권선주 행장(영문74), 지난해 6월부터 NH농협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는 임종룡 회장(경제78)을 비롯해 작년 말 취임한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경영70)까지 모두 연세대 출신 금융계 인사들의 모임인 '연금회' 멤버다.

이주열 내정자는 1977년 입사해 한은에서 뼈가 굵은 정통 한은맨. 한은 내부 인사로는 두 번째, 연세대 출신으로는 첫 한은 총재가 된다. 권선주 행장 역시 은행권 최초의 공채 출신 은행장이자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명박 정부에서 김승유(하나금융지주) 어윤대(KB금융지주) 이팔성(우리금융지주) 전 회장 등 소위 금융권 '4대 천왕' 중 3명이 고려대 출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이를 두고 "고모(고려대·모피아)가 지고 연인(연세대·인사이더)이 뜬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선후배 간 위계질서가 강하지 않고 라인을 잘 만들지 않는 연세대 스타일이 박근혜 정부와 '궁합'이 맞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두원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찍부터 국제화를 강조한 학풍 때문에 졸업생들이 금융권의 국제화 트렌드와도 잘 맞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 대통령-총리의 '입', 연세대 출신 교체

공석으로 있다 최근 임명된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입'도 연세대 출신 라인업으로 채워졌다. 지난달 초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된 민경욱 전 KBS 앵커와 13일 국무총리실 신임 공보실장(1급)에 임명된 이석우 전 평화방송 보도국장도 연대 동문이다.

전 정부에서 득세했던 고려대 출신들이 물러나면서 집권 2년차로 접어든 박근혜 정부에선 연세대 출신이 일종의 '반사이익'을 얻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구설수를 경계해 모교인 서강대 출신의 중용을 꺼리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도 영향을 끼쳤다. 서강대 관계자는 "크게 보면 조용하고 합리적인 학풍이 (연세대와) 비슷한 면이 있다" 고 설명한 뒤 "대통령 출신교란 이유로 역차별 받지만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계와 언론계는 모두 연세대가 전통적 강세를 보여 온 상경계열과 미디어·언론 전공과 연결돼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이른바 '연상고법(延商高法)'이란 표현이 있을 만큼 연세대의 간판 학과가 상경계열이며, 유명 아나운서 등 언론인을 많이 배출한 미디어 분야도 강점이 있다" 며 "이러한 전통에 유연하고 합리적인 학풍이 더해져 연세대 출신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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