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기준 국민연금이 유가증권(코스피)·코스닥시장 상장사 중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곳은 267개사다. 국민연금의 주식투자액은 총 84조원이며 기금적립금 422조원의 20%에 달한다.
대기업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주식 투자금 중 절반 이상인 44조8872억 원(지난해 말 기준)을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에 투자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대한 지분율은 각각 7.43%, 6.99%로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보다 높았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여전히 초보적인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진 비율은 2008년 5.4%에서 지난해 11.95%로 높아졌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 7일 있었던 만도 주총에서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의사를 냈다. 찬성 주주들이 많아 반대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문가들도 미국 등 해외 연기금과 비교하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네덜란드, 캐나다 등의 해외 연기금에 비해 국내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논의는 상당히 더딘 편이라는 것. 미국이나 영국계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는 의무화됐다. 미국의 캘퍼스나 영국계 헤르메스 등 외국 연기금은 의결권 행사뿐 아니라 사외이사 후보 추천이나 소송, 주주제안 등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하고 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할 경우 주주권익 침해에 대한 감시 강화라는 긍정적 측면이 부각될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로 등재된 기업은 부실계열사 지원과 같은 행위를 하기 어려워지고 기업투명성도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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