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 증시의 최대 변수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다. 지난 16일 실시한 크림반도의 주민투표 결과가 증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크림반도에선 전날 러시아로의 귀속 여부를 결정하는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17일 현재 95.5%가 러시아 귀속에 찬성한다는 잠정 결과가 나왔다. 크림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투표율이 80%로 2012년 총선 때보다 2배 가까이 높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공식 결과도 출구조사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표결과가 나오면 러시아는 크림의 귀속을 허용할지 결정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하원 심의와 상원 승인, 대통령 서명 등을 거쳐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크림반도 주민들의 러시아 귀속에 찬성한 것을 두고 러시아와 서방 국가의 긴장국면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재 현재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정부가 이를 두고 크림반도에 대한 개입 명분 확보를 주장할 것" 이라며 "주민투표 자체를 불법으로 간주한 서방 입장에선 러시아 2차 제제에 나서는 등 위기감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정 시점에 양측이 타협하더라도 그 과정이 길어질 수 있다" 며 "크림반도의 지정학적 중요도로 판단할 때 러시아가 쉽게 양보할 가능성이 없는데다 사태가 장기화돼야 러시아가 쓸 수 있는 협상카드가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주민투표 이후 러시아가 크림반도에서 후퇴한 채 영향력만 유지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최근 국제금융센터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향후 시나리오 점검' 리포트에서 다섯 가지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이런 안을 꼽았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몰도바 지역 내 자치지구인 트란스니스트리아는 1992년 독립선언을 했다. 이후 몰도바의 무력 진압으로 전쟁이 발발했지만 러시아 중재로 4개월 만에 종전했다. 2006년 주민투표를 실시해 러시아 편입을 결정했다. 정식 편입은 되지 않고 러시아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08년 그루지야의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도 같은 사례 중 하나다.
박 연구원은 "사태의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러시아 루블화 환율이 하나의 증시 지표가 될 수 있다" 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고점을 넘어선 루블화가 하락해야 위험자산 선호심리도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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