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중견기업 내달 인증 취소
[ 최승욱 기자 ] 가짜 시험성적서로 품질을 속인 무기와 장비, 식품, 의류 등이 군에 대량 납품됐다.
국방기술품질원은 2007년 1월부터 작년 10월까지 9614개사가 군에 공급한 군수품 28만199건의 공인 시험성적서를 검증한 결과 241개사가 2749건의 시험성적서를 허위로 만들거나 일부 항목을 임의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17일 발표했다.
기품원은 위·변조 성적서를 제출한 업체 중 원가 산정과 경쟁 품목 입찰시 자격심사, 납품 제품 품질 확인 등에서 우대해주는 ‘국방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은 25개 중견기업이 포함된 점을 중시, 이들에게 별도의 심사 없이 4월 중 인증을 정지하는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현재 136개사가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은 상태다. 추후 특별심사를 통해 고의성 여부 등을 파악한 뒤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인증을 취소할 방침이다.
성적서를 위·변조한 부품은 K2 전차(사진), K21 장갑차, K9 자주포, K55A1 자주포 등 기동화력 장비에 주로 쓰였다. 기동화력 장비에 쓰인 부품의 위·변조는 2465건으로 전체의 89.7%에 달했다. K21 장갑차에는 무려 268개의 시험성적서 위·변조 부품이 사용됐다.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에는 성능 및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브레이크디스크 등 불량 부품이 쓰인 것으로 나타나 정상 부품으로 긴급 교체됐다. 장병 급식재료 중에는 장류, 소스류, 가공식품 등 27건에서 시험성적서 조작 사실이 확인됐다.
기품원은 이미 소모된 품목에 대해서는 해당 군납업체로부터 부당이익을 환수하기로 했다. 23개 공인시험기관과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 오는 9월부터 전산망을 통해 시험기관이 발급한 성적서를 기품원이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상시검증 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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