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주방용 오물분쇄기 금지" 논란

입력 2014-03-17 20:56   수정 2014-03-18 04:41

'일부 허용' 정부 방침 역행


[ 강경민 기자 ] 서울시의회가 오는 5월부터 주방용 오물분쇄기(디스포저)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디스포저를 일부 허용하도록 한 정부의 방침에 역행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7일 시의회에 따르면 서영갑 시의원(민주당·동작4)은 주방용 오물분쇄기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서울특별시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 촉진을 위한 지원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서 의원은 “디스포저로 인해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하수관로가 막히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본 조례안은 다음달께 상임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한 뒤 5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스포저는 가정 주방 싱크대에서 하수구로 내려가는 길목에 부착, 모터로 칼날을 돌려 음식물쓰레기를 갈아서 하수관로로 바로 흘려보내는 장치다. 정부는 수질 오염을 우려해 1995년부터 사용을 전면금지했다. 그러나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선거 공약으로 디스포저 허용을 내세웠고, 환경부는 2012년 10월부터 ‘음식물 80% 이상 회수·20% 미만 배출’ 조건을 만족하는 디스포저에 한해 사용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이에 따라 현재 40여종의 디스포저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디스포저를 설치하면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악취를 해소할 수 있는 데다 처리도 간단하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호응이 높다.

30여년 전과 달리 공공하수도 여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하수관로나 하수처리시설이 양호하다는 점도 정부가 규제를 완화한 이유다. 다만 환경부는 정식 인증을 받은 디스포저 제품 외 불법 제품이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하수도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과 달리 5월부터 서울 전역에서 디스포저가 전면 금지될 경우 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디스포저를 일부 허용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에 찬성하고 있지만 해당 조례가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시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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