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현 기자 ]
지난 12일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 시내에서 보스포러스 해협 북쪽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자 푸른 하늘로 높이 솟은 주탑(사장교를 지탱하는 두 기둥)이 나타났다. 바다 건너편에도 같은 모양의 주탑이 보였다.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보스포러스 제3대교’의 공사현장이다. 현대건설·SK건설 컨소시엄은 지난해 6월부터 주탑 건설 공사에 들어갔다. 나영묵 현대건설 상무(현장소장)는 “다리의 주탑 높이가 322m에 달한다”며 “현재 207m까지 올라간 상태로 오는 8월이면 주탑 전체가 완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교는 보스포러스 해협 가장 북쪽에서 유럽(사르예르 가립체)과 아시아(베이코즈 포이라즈쿄이)를 잇는 다리다. 총 길이는 2164m에 달한다. 바다 위 주탑 사이의 거리(주경간장)는 1408m다. 사장교(주탑과 상판을 케이블로 경사지게 묶어 케이블이 다리 상판을 끌어당기는 방식) 기준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현수교(주탑 사이 현수케이블을 연결하고 거기에 상판을 묶어 하중을 지지하는 방식) 기준으로는 세계 4위 수준이다.
특히 이 다리는 세계 처음으로 ‘사장-현수교’ 방식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주탑의 양옆은 사장교 방식으로 조성하고 중앙 부분은 현수교 방식으로 섞어 시공하는 것. 나 상무는 “상판에 도로 외에 복선철도도 다니게 된다”며 “현수교로만 시공하면 좌우 흔들림이 커 철로를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사장교는 안정적이지만 현재 기술력으로 시공 가능한 최장 길이가 1200m여서 중앙경간이 더 긴 보스포러스 대교에 적합하지 않아 두 공법을 접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수교 부분은 현대건설이 2012년 국내 최초로 개발, 울산대교에 적용한 케이블 가설장비 신공법(조립식 평행선 스트랜드)이 적용됐다. 다리의 공사 기간을 2년5개월로 맞추는 것이 가능했던 이유다. 일반적인 초장대 교량의 공사 기간은 5년 정도다.
보스포러스 해협에는 이미 1973년과 1988년 완공된 두 개의 다리가 있다. 하지만 기업의 사무실이 많은 유럽쪽 이스탄불 지역과 주택가가 많은 아시아쪽 지역 사이에 교통량이 많아 교통정체가 일상화됐다. 이번에 짓는 다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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