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산업·피씨디렉트·한국토지신탁·우노앤컴퍼니 "주총만 기다렸다"…경영권 놓고 표 대결

입력 2014-03-17 21:36   수정 2014-03-18 03:52

적대적M&A·경영진 해임 갈등
한국토지신탁은 이사선임 대립
주가는 연일 급등세

감사선임 다툼 성창기업지주
주총서 소액주주 패배



[ 허란 / 이고운 기자 ]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중견·중소기업들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우호세력 결집 경쟁을 벌이는 주주들 때문에 벌집 쑤셔 놓은 형국이다. 표 대결까지 간다는 각오로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주총일이 다가오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선풍기 제조업체 신일산업은 개인투자자 황귀남 씨 등이 지난달 지분 11.27%를 확보하며 경영참여를 선언, 적대적 인수합병(M&A)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황씨는 오는 28일 열리는 주총을 앞두고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는 서류를 17일 공시했다. 주총에서 신규 이사진 선임 및 정관변경 안건을 관철시키기 위해 세 모으기에 나선 것이다. 현 경영진이 2004년 금호전기와의 경영권 분쟁 당시 정관에 넣은 적대적 M&A 방지 조항을 삭제하기 위한 시도다.

김영 신일산업 회장 측(지분율 10.22%)은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김 회장 측 관계자는 “정관 변경은 참석한 주주의 3분의 2, 전체 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가결이 어렵다”며 “다만 부결시 황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및 주변장치 도매업체 피씨디렉트도 21일 주총에서 스틸투자자문과 경영권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틸투자자문은 공태현 스틸투자자문 이사의 감사 선임안과 현 경영진의 해임안을 주총에 올렸다. 스틸투자자문은 지분 39.24%를 확보했다. 이에 서대식 피씨디렉트 대표 측(24.58%)은 “스틸투자자문의 지분은 수많은 개인 지분을 합한 것이어서 주총에서 실제 표가 모아질지는 두고 볼 일”이라며 한판 대결을 벌일 태세다.

21일 주총이 열리는 한국토지신탁은 최대주주인 엠케이인베스트먼트(34.77%)와 2대주주인 아이스텀앤트러스트(31.88%)가 이사 선임 안건을 놓고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현재 공석인 사내·사외이사 각 1명의 선임을 놓고 양측은 각각 자신들이 내세운 인물을 앉히겠다며 주총일을 벼르고 있다.

우노앤컴퍼니는 재미동포 김승호 씨가 지분 10.25%를 확보하며 기존 최대주주 김종천 대표이사의 보유지분율(10.08%)을 넘어섰다. 김씨는 28일 주총에서 향후 경영참여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다툼으로 관심을 모았던 성창기업지주의 이날 주총은 소액주주의 패배로 끝났다. 지분 29.74%(171만주)를 보유한 대주주 측이 약 40만주의 위임장을 확보, 감사 선임 표 대결에서 소액주주(105만주)를 압도한 결과다. 소액주주모임 측은 “우선 회계장부와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내고 내년 주주총회에서 감사 선임 문제를 다시 제기하겠다”고 했다.

한편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기업의 주가는 주총일이 다가오면서 연일 상승세다. 신일산업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불거진 지난달 17일 이후 1500원대였던 주가가 2295원까지 올랐다. 피씨디렉트는 이달 초에 비해 50%나 오르며 3420원에 마감했다. 지난 3일 1835원이었던 한국토지신탁 주가는 주총이 다가오면서 2170원까지 올랐다. 전·현직 대표이사 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유니드코리아는 이날 가격제한폭(974원)까지 상승했다.

허란/이고운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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