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에는 현재 협력사 직원을 포함해 6만7000여명이 사내 63곳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3만마리를 시작으로 10개월간 매월 2만마리 이상의 닭과 오리를 점심메뉴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1월 중순 발생한 AI로 인해 2월 가금육류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80.9% 급감하는 등 큰 타격을 받은 관련 업계를 돕기 위한 조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닭과 오리의 단체급식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농민을 돕고 직원들에게 영양가 높은 메뉴도 공급할 수 있다”며 “꾸준히 닭과 오리를 소비해 AI 여파로 시름에 빠진 양계 농가를 돕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도 직원들의 조식과 중식, 석식 메뉴에 삼계탕, 닭튀김, 닭볶음탕, 닭칼국수, 오리불고기, 오리탕 등을 골고루 구성해 오는 5월 말까지 7만3000마리의 닭과 오리를 요리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그간 AI 등 가축질병과 이상기후, 가격폭락 등으로 농·어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닭, 우럭, 전어, 삼치, 가자미, 오징어 등의 각종 농수산물을 대량으로 수매하는 ‘식자재 소비 운동’을 벌여 왔다. 지난해 3월에는 도루묵 어획량 증가로 어민들이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35만마리의 도루묵을 구입, 점심 메뉴로 직원들에게 제공했다.
2008년 8월에도 전복 생산량 증가와 AI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민을 위해 닭 4만마리와 전복 4만마리를 구입해 전복삼계탕으로 조리해 직원들에게 점심 메뉴로 제공했다. 또 2006년과 2007년에는 어획량 증가로 수산물 가격이 폭락하자 전어와 삼치, 우럭, 가자미, 오징어 등을 106t 구매, 모두 7차례에 걸쳐 수산물 단체급식으로 직원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조류와 어류뿐만 아니라 채소 과일류도 소비운동 대상이다. 이달 초에는 유례없는 폭설로 판로가 막힌 강원도에서 25t에 이르는 감자를 사들였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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