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단과대학 학생회장 연석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주무열 씨는 "(학생대표 거마비 지급은) 학생대표자 회의를 정상화 시켰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시도였다"고 말했다. 학생 대표들의 저조한 회의 참석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인센티브 명목으로 거마비를 지급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12일 열린 서울대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회의 참석 시 학생대표에게 1인당 5만원을 지급하는 이른바 '거마비 예산안'이 통과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울대 전학대회는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주 씨는 거마비 철회 여부에 대해 "(거마비 지급은) 학생 대표들의 표결로 통과된 것이다"라며 "단독으로 철회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5000원의 교통비만 지급될 때는 학생대표들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회의가 파행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5만원으로 인상된 '거마비'는 회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이어 "다음에 열릴 전학대회에서 책정된 거마비가 적정 수준인지에 대해 다시 논의될 것"이라며 "그러나 학생대표들의 참석이 저조했던 기존 방식으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해 거마비 지급을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서울대 전학대회는 과반수가 참석하지 않으면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진행할 수 없다. 거마비 도입을 논의한 회의에 앞서 열린 전학대회에는 학생대표(대의원) 113명 중 과반수 불참으로 회의가 성립되지 않았다.
하지만 주 씨가 5만원의 '거마비'를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한다고 공지한 지난 12일 회의에는 113명 가운데 87명이 참석, 회의 정족수를 채웠다. 이날 예산안은 통과됐지만 다음 회의부터 거마비 지급이 적용돼 아직 실제로 지급되지는 않았다.
주 씨는 부정적 뉘앙스를 풍기는 '거마비'란 표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오후 7시부터 그 다음날 아침 수업에 들어갈 때까지 회의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그 정도로 장시간 회의가 진행되는 경우 회의비와 함께 지급되는 교통비를 포함해 거마비라고 표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대표가 돈을 받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부정적 여론도 만만치 않다.
거마비를 5만원으로 인상하는 안에 반대표를 던진 한 서울대 단과대 학생회장은 "실비 수준 교통비 이상의 거마비를 받는 것에는 반대한다"며 "학생대표가 보상에 따라 움직여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김민재 기자 mjk11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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