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 5억명…모바일업체 인수 경쟁 치열
국가주도 中경제에 활력
[ 김동윤 / 김순신 기자 ] 중국 인터넷 업계의 ‘빅3’로 불리는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가 최근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영토 확장 경쟁에 나서고 있다. 텐센트가 지난 10일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 지분 15%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하자 이튿날 알리바바는 드라마·영화제작업체 차이나비전 지분 43.8%를 추가로 사들일 계획이라고 응수했다.
이들의 경쟁무대는 금융업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텐센트와 알리바바에 은행 설립을 허용키로 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들 세 기업의 경쟁이 중원 대륙 패권을 놓고 위·촉·오 세 나라가 싸우던 시절을 연상시킨다는 관전평도 나온다.
○공격적 M&A로 영역 파괴 경쟁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세 기업은 2000년 전후에 설립된 뒤 각기 다른 길을 걸었다. 텐센트는 메신저와 게임,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바이두는 검색엔진에 집중했다. 최근 들어선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M&A로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영역 파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텐센트가 가장 공격적이다. 모바일메신저 ‘위챗(WeChat)’에서 6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텐센트는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독보적 1위인 알리바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위챗을 기반으로 JD닷컴과 제휴해 전자상거래 시장을 잠식해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알리바바는 모바일메신저 서비스 ‘라이왕’ 출시 등을 통해 텐센트 견제에 나섰다. 아울러 텐센트와 바이두에 비해 열세로 평가받던 지도 및 동영상 서비스 보완을 위해 오토나비와 차이나비전을 각각 인수했다. 바이두도 최근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모바일 앱스토어 91와이어리스, 전자상거래 사이트 누오미, P2P 동영상 사이트 PP스트림 등을 잇달아 사들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이들 회사의 M&A는 대부분 모바일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업으로 경쟁 무대 확대
세 기업 간 경쟁은 지난해부터 금융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8월 인터넷상에서 판매하는 머니마켓펀드(MMF) 상품 ‘위어바오’를 시장에 선보였다. 인터넷으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데다 수익률도 은행 예금의 두 배인 6%대여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달 말 기준 약 5000억위안(약 87조4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바이두와 텐센트도 ‘바이파’ ‘리차이퉁’을 각각 출시하며 추격에 나섰다.
금융 분야를 둘러싼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경쟁은 앞으로 은행업에서도 펼쳐질 전망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은행 분야의 국유기업 독점체제를 깨기 위해 민간은행 사업자로 10곳을 선정했는데 여기에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포함됐다. FT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중국 3대 민간기업으로 꼽히는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가 전통산업 영역에서까지 각축을 벌이면서 국가 주도의 중국 경제 시스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윤/김순신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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