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욱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당초 예상보다 빨리 올릴 수 있다는 우려 탓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20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1.65%, 대만 자취안지수는 1.06% 떨어졌다. 중국·싱가포르·인도·태국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아시아 증시의 동반 부진은 재닛 옐런 Fed 의장이 시장 예상보다 이른 금리인상 가능 시기를 언급하면서 투자자들이 동요한 탓이 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11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이 기간에 1조972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시가총액 상위 10종목 중에선 포스코(0.35%)를 제외한 전 종목이 하락했고, 신한지주(-2.56%), 네이버(-2.16%) 등의 낙폭이 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로 글로벌 자금이 추가로 신흥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에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금리인상 불안이 가세하면서 당분간 증시는 조정기를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증시가 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면서 오르내림을 반복하다가 금리인상 시기가 가까워지면 충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단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기 리스크에 Fed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같은 부정적 측면이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증시는 이미 지수가 많이 빠진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과거 중국 정부가 분기 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칠 때마다 유동성 확대 정책을 쓴 점을 고려하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돼 시장의 우려가 사그라지고 중국 1분기 경기지표가 발표되는 다음달 10일 전후가 반등의 시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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